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은 세계 경제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2억9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수입도 0.5% 줄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업종별로는 선박,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수출 주력 품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특히 선박 수출은 지난해 29.7% 감소한데 이어 올해 1~4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3%나 줄었다. 작년보다 수출이 10%이상 늘어난 종목은 스마트폰을 앞세운 무선통신기기(30.3%)와 가전(11.0%) 정도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한국 경제의 수출 부진 현상을 엔화 약세 등 외부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소재와 자본재 중심으로 수출 역량을 키워온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이 경제 성장 방식을 내수 중심으로 바꾸면서 기계류와 부품 등 소재와 자본재 수입을 줄이고 있는 것이 한국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가 아시아 국가, 특히 중국의 수출을 확대시키고 중국은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소재와 부품, 기계 등을 한국을 비롯한 이웃 아시아 국가에서 수입하는 방식은 이제 끝나가고 있다"며 "한국 수출의 부진은 엔화 약세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소비재가 수출의 상당 부분을 담당할 때까지 한국의 수출은 낮은 증가율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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