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제약회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특히 이번 2013년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월 대대적인 약가인하 이후 1년을 맞은 시점이자,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 나오는 것이라 시사하는 바가 더욱 컸다.
일단 눈에 띄는 회사는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21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156억원의 동아제약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감율에서는 오히려 동아제약을 크게 앞섰다. 영업이익 면에서도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동아제약에 육박한 120억원을 달성했다.
동아제약이 지난 3월 동아쏘시오홀딩스과 동아에스티로 분할돼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매출 면에서 사실상의 1위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의 선전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은 매출 1703억원으로 17%가 넘는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80억원과 14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모잘탄·에소메졸·심바스트CR·뉴바스트 등 주요 처방의약품들의 고른 성장이 이익구조 개선을 이끌었다.
적극적인 투자로 승승장구 하던 녹십자는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의 뒤를 이어 178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이 42% 넘게 급감했고, 대웅제약은 매출이 5% 가량 줄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업체들의 성적을 좌우한 것은 도입신약과 개량신약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트윈스타·트라젠타·비리어드 등 다국적제약사로부터 도입한 고혈압·당뇨·B형간염 신약들의 판매 비중을 높인 것이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 도입 신약의 매출 비중은 37%를 넘어섰다.
B형간염치료제인 비리어드의 경우 출시 첫달에만 15억원 이상 처방되며 시장에 연착륙했다.
고혈압복합제인 트윈스타와 고혈압치료제 미카르디스는 각각 500억원과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유한양행은 이들 두 제품만으로 600억원을 벌어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의 환경 자체가 급변하고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자사 제품 판매에 매진하기 보단, 다국적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제품들을 추가해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개량신약 개발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한미약품은 지난 1분기 총 매출액의 13%가 넘는 227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며 개량신약 부문에서 성과를 거뒀다.
현재 한미약품은 △LAPS-Exendin4 △LAPS-Insuline(당뇨) △LAPS-GCSF(호중구감소증) 등 해외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을 포함해 총 1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페노시드(중성지방치료제), 모테손플러스(비염) 등 개량신약 신제품의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기존 처방의약품 판매는 물론 개량신약의 선전이 매출 호조를 이끌었다"며 "이들 제품을 앞세워 내수와 해외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해 도입신약과 개량신약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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