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렬 기자의 생생부동산> 예비신랑 '생애최초주택' 마련하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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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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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사는 김규성씨(가명·32). 결혼을 두 달여 앞둔 김씨의 가장 큰 고민은 살 공간, 바로 '집 구하기'입니다. 김씨가 내 집 장만을 위해 마련해둔 돈은 2억원가량. 사실 서울에서는 이 돈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씨는 열심히 전셋집을 찾아보러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김씨처럼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세제 혜택을 준다는 '4·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것입니다. 기사를 접한 김씨는 예비 신부와 상의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신접살림을 전셋집이 아닌 '내 집', 아니 '우리 집'에서 시작하기로 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가용자금 2억원을 가진 김씨가 서울에서 괜찮은 집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얼마 전 생애 최초로 주택을 산 김씨의 경험담을 들어봤습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일부터 30년 만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상품을 출시했습니다. 20년 상품 이외에 30년 상품도 새로 나오니 김씨처럼 내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대출을 받아본 적도 없고, 부동산 거래를 해본 적도 없는 이들에게 '대출'이란 어려운 과정입니다.

우선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을 빌리려면 부부합산 연소득이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포함해 6000만원 이하여야 합니다. 김씨의 연봉은 총 3400만원, 예비 신부의 연봉은 2500만원으로 요건에 해당됩니다.

구입하려는 집의 면적과 금액도 중요합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금리는 전용면적 60㎡ 이하·3억원 이하의 집이라면 연 3.3%, 전용면적 60~85㎡ 이내·6억원 이하는 3.5%입니다. 이 금리는 20년 분할상환 대출 기준입니다. 30년 분할상환을 선택하면 금리는 0.2%포인트 오릅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담보대출인정비율(LTV)도 확대됩니다. DTI 규제로 인해 이전에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봉의 50~60% 수준에서만 이뤄졌으나 이 같은 제한이 없어진 것이지요.

LTV도 6월께 60%에서 70%로 높아집니다. 2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하면 소득에 관계없이 1억4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은 한도가 2억원이기 때문에 LTV가 높아지더라도 2억원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김씨는 전용 85㎡만 넘지 않는 집이라면 가용자금 2억원에 2억원을 대출받아 4억원짜리 집까지 살 수 있는 셈이지요.

김씨는 현재 가용자금과 장래 예상소득을 고려해 길음동 인근 아파트를 구입하기로 하고 전용면적 84㎡, 3억5000만원짜리 집을 봐뒀습니다. 필요한 대출금액은 1억5000만원. DTI는 적용받지 않고 LTV도 60~70% 한도 안이어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대출을 받기 위해선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인 우리은행·농협·하나은행·기업은행·신한은행·국민은행에 문의하면 됩니다. 먼저 은행에서 대출상담을 통해 대출조건과 대상 주택, 대출금액 등을 산정합니다. 서류는 건물등기부등본,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와 소득을 증빙할 수 있는 급여명세서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이 필요합니다.

김씨는 우선 거치기간은 3년, 대출 상환기간은 20년으로 설정했습니다. 20년 만기 대출이기 때문에 연이율은 3.5%로 거치기간 매월 43만7500원을 납부하면 됩니다. 이후에는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으로 17년간 매월 97만6651원을 내면 됩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은 도중에 여유자금이 생겨서 중도에 상환할 경우에도 수수료 없이 상환할 수 있습니다. 연이율이 3.5%의 저리라 하더라도 중도상환 없이 20년간 납부할 경우 총 이자가 6498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소득이 높아질수록 원금을 빨리 갚는 게 유리합니다.

또 김씨가 구입하려는 주택은 6억원 이하여서 올해 말까지 매입하면 취득세까지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2%인데, 6월 말까지는 한시적으로 1%가 적용됩니다.

김씨 부부는 취득세를 면제받는 것만으로도 350만~700만원까지 절약한 셈입니다. 신혼부부에게는 가전제품을 몇개 구입할 수 있을 만한 금액이 생기는 거죠.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여야 하는 반면 취득세 면제 기준은 7000만원 이하입니다. 또 이 주택을 올해 산 뒤 5년 안에 팔 경우 양도소득세도 면제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주택자금 대출 규모와 원리금 상환 일정이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소득과 장래 예상소득은 물론이고 자녀 계획에 따른 생활비 추가 지출 등 고민해야 할 게 한둘이 아닙니다.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잘 세운다면 정부의 지원도 받고 내 집도 마련해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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