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경기, 대중교통 환승할인 보전금 '충돌'

수도권 쓰레기 처리 마찰에 이어 2라운드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서울시가 인천시·경기도와 100억원대 대중교통 환승할인 보전금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수도권매립지의 쓰레기 처리를 둘러싸고 3개 광역자치단체가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2차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12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서울시 산하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는 최근 인천시·경기도를 상대로 약 140억원의 환승 손실보전금 청구소송을 냈다.

인천시·경기도가 연체된 환승할인 손실보전금을 서둘러 지급하라는 게 골자다.

앞서 2009년 코레일·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대중교통 첫 탑승 지역의 지자체가 환승할인으로 인한 부족분 일부(60%)를 메워주는 요금 통합에 합의했다.

문제는 이후 2011년 6월에 시작됐다. 당시 개최된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조정 대표기관 협의(관계 시도 기획관리실장이 대표)에서 보전금 비율을 50% 수준으로 줄이자는 얘기가 오간 것이다.

이때 적용시점도 2012년 2월 이후로 정했다. 이 시기는 수도권 버스요금이 150~200원 오르면서 교통운송사업자들의 수익도 증가하는 점을 감안, 손실금 비율을 낮추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은 지난해 3월부터 환승손실 보전금 110억여원이 덜 걷히면서 고스란히 피해로 남겨졌다.

이미 협의가 끝난 뒤 서울시 수장이 바뀌면서 상황도 달라졌다. 박원순 시장이 뒤늦게 취임했고, 이 비율 조정은 구두상으로 이뤄진 정식 합의가 아니라서 효력이 전혀 없다고 나선 것이다.

반면 인천시·경기도는 공식적 합의문은 없지만 회의자료를 작성해 시장 또는 도시자에게 보고, 당위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또 운임 인상으로 대중교통 수입이 늘어날 땐 지자체 부담을 경감토록 한다는 2009년 합의 내용을 들어 서울시의 주장에 맞서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환승손실 보전금 미납분에 더해 별도로 지연손해금(연 20%)을 요구했다. 인천시·경기도는 법적으로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워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채무감축을 올해 시정의 최대 과제로 정한 서울시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여기에 인천시와 경기도는 과거 합의를 무시하고 소송을 낸 서울시의 억지논리를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어서 추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