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개막한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사전답사 때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전남 순천시 관계자가 한 웃지 못할 이야기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가 박람회장 답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공개했던 홍보 동영상에는 무인궤도차가 활발하게 운행되고 있었다. 홍보동영상을 보면서 이 무인궤도차만 타면 111만2000㎡나 되는 거대한 박람회장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졌다.
조직위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박람회장을 둘러보니 조직위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무인궤도차는 그 어디에도 없고 궤도만 덩그러니 설치돼 있었다.
순천만 박람회장에 도입·운행될 계획이었던 무인궤도차(PRT)가 지상에 궤도만 설치된 채 흉물로 방치돼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포스코가 30년간 독점 운행하는 조건으로 610억원을 투자한 무인궤도차는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교통수단이다. 정원박람회장∼순천만의 4.6㎞ 구간에 1량당 6개 좌석을 갖춘 궤도차 40대가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차량 납품 지연과 안전성 미확보를 이유로 운행이 전면 보류됐다.
순천시 직원들 사이에서도 "차라리 궤도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농담 아닌 농담까지 나온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자 시행사 측은 진행 중인 절차를 끝내고 늦어도 오는 10월에는 개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박람회 폐막이 10월 20일인 만큼 답답하기 짝이 없는 답변이다. 순천시는 PRT 운행이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정원박람회장과 순천만을 오가는 관광객 수송을 위해 셔틀버스를 투입한 것 외에는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셔틀버스 운행은 PRT 운행 지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생태자원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구한 모델로, 주목되는 국제적 행사다. 졸속 추진, 혈세 낭비 등의 논란이 증폭되기 전에 행사 주체의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모두가 납득할 만한 해법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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