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 울상 짖는 은행권…푼돈 모으기 활발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푼돈 모으기’에 나섰다.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포기했던 사업을 5년 만에 재개하는가 하면, 제2금융권의 대명사였던 일수와 자동차 할부업계 등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은행들의 예금과 연금 등 각종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은행의 순이자이익이 12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은행들은 수익성이 담보된 상품 발굴을 위해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기존에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푼돈에도 손을 뻗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까지 내리면서 이자 수익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영역을 넘어서서 틈새시장 확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그나마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이 주택청약종합저축과 국민주택채권, 국민주택기금대출 등 국민주택기금 업무를 재개한다. 지난 2008년까지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을 독점해오다가 위탁수수료가 낮다는 이유로 국민주택기금 업무를 중단한 지 5년만이다.

스스로 포기한 업무를 다시 챙기게 된 이유는 저금리 기조 속에 수익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5년만에 다시 시작하는 사업인만큼 초입금 2만원 지원, 수수료 및 환율 우대 등 각종 이벤트를 앞세웠다.

은행들은 사채의 대명사였던 일수 대출 사업 영역에도 진출했다. 제2금융권보다 금리를 낮추고 상환 조건을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자영업자들은 제2금융권보다 싸게 대출 받을 수 있고, 은행은 매일 대출을 회수할 수 있다.

외환은행의 ‘매일매일 부자대출’은 사업기간이 1년을 넘는 신용카드 가맹점주가 대출 대상이고, 신용도와 영업실적 등에 따라 최고 3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원하는 금액을 하루 단위로 갚을 수 있지만, 이자만 제때 내면 원금은 밀려도 연체로 치지 않는다. 13일 현재 금리는 최저 4.9%, 10일 기준으로 3893건에 199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앞서 대구은행이 내놓은 ‘DGB희망일수대출’도 지난달 말 현재 550건에 50억원이 팔렸다. 대출 한도가 1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캐피탈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자동차 할부업계 시장도 은행들의 먹거리로 꼽힌다. 시중은행 자동차 구입자금대출(오토론) 실적은 이미 1조원을 돌파했다.

가장 큰 장점은 금리다. 캐피탈사보다 많게는 3%포인트 차이난다. 신한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마이카 대출’의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했을 때 코픽스 신규취급 기준 최저 4.35%다. 누적 취급 실적은 지난달 말 현재 6만3300여건에 1조44억원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판매하는 ‘우리V오토론’은 코픽스 신규취급 기준으로 최저 4.65%이다. 같은 기간 214억6800만원의 실적을 냈다.

특히 신한은행은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신한 마이카 대환대출’ 상품도 내놨다. 기존 신차 구입과 중고차 구입에 이어 이미 사용 중인 자동차 할부금융까지도 대환이 가능하다.

금리는 13일 현재 최저 연 4.72%(코픽스 잔액기준)가 적용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6~7월께 실적을 봐야 알겠지만, 영업점 중심으로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원 발굴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라며 “제2금융보다 좋은 조건의 금리를 내거는 등 서민, 중소기업 등 맞춤형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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