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가치주펀드가 대형주 위주인 일반 주식형펀드 대비 압도적인 수익을 올리며 펀드시장 자금을 독식하고 있다.
저평가 종목을 발굴ㆍ투자하는 가치주펀드는 실적 대비 가격 매력만 있다면 회사 규모와 상관 없이 대형주부터 중소형주까지 가리지 않고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가치주펀드는 올해 들어 전일까지 3782억원이 순유입됐다. 반면 상장지수펀드(ETF)를 뺀 국내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1조7000억원 이상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가치주펀드는 전일까지 1개월 동안만 3000억원 이상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에 비해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이 기간 2600억원 남짓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이런 자금 쏠림 현상은 수익률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가치주펀드는 올해 들어 4.7% 수익을 올렸다. 최근 3개월 사이에는 수익률이 5.6%를 넘어섰다. 반면 국내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2%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으며 3개월 수익률도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가치주펀드별로 보면 한국밸류자산운용 '한국밸류10년투자장기주택마련증권투자신탁 1(주식)(A)'이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4.6%, 최근 1년간 30%에 달했다.
KB자산운용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A' 또한 올해 들어 10% 이상 수익을 올렸다. 유리자산운용 '유리TREX중소형가치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도 마찬가지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가치주펀드는 저평가된 '옐로우칩' 위주로 투자한다"며 "이런 종목은 중소형주와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약세장에서 탁월한 방어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전체적으로 1.3% 가까이 떨어진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만 보면 각각 7%와 19% 이상 올랐다.
저평가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주가이익배율(PER) 또한 가치주펀드가 앞선다. 가치주펀드 PER은 평균 8.68배로 12배에 이르는 코스피보다 저평가돼 있다.
중소형주뿐 아니라 저평가 대형주까지 투자한다는 것도 가치주펀드 장점이다. 가치주펀드는 대형주를 60% 이상 편입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가치주펀드는 철저하게 저평가 종목 위주로 투자한다"며 "상반기까지 약세장이 이어질 전망인 만큼 가치주 장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수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상승장에서는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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