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타계한 고 남덕우 전 국무총리에 대한 영결식이 22일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진행됐다.
고인은 박태준 전 국무총리, 김준 초대 새마을운동중앙회장 등이 잠들어 있는 국가유공자 3묘역에 안장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영결식에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나카소네 히로후미 자민당 참의원 의원,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고인과의 추억도 한 가득
-지난 1978~1979년 고인이 경제부총리와 경제특보로 재직할 때 비서관이었던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타계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왔다.
그가 기억하는 고인의 모습은 특별했다.
김 전 장관은 “고인은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사고로 경제장관으로서 리더십을 십분 발휘했지만 늘 공무에 바빠 자신의 신변은 잘 돌보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고인은 항상 무언가에 골몰했던 탓에 엘리베이터를 타도 아무층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았고, 식당에서는 자신의 신발이 아닌데도 신고 나가 다시 바꿔드린 경우도 있었다”며 고인과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영결식에서 조사를 낭독한 이승윤 전 부총리도 연세대 강사 시절부터 이어진 고인과의 50년 우정을 추억했다.
그는 ”연세대 강사 시절부터 고인은 여러날을 밤을 지새우며 한국 경제의 앞날에 대한 공부를 했다“며 ”개인의 이별을 넘어 한 시대의 종언을 맞았다“고 눈물로 고인을 애도했다.
이 전 부총리는 ”한국의 고도성장 뒤에는 남덕우라는 탁월한 경제지도자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오래 오래 기억할 것“이라며 ”하늘나라에서도 영광과 번영의 길로 나아갈 선진한국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은 추도사에서 고 남 전 총리에 대해 ”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주역으로 경제발전을 통한 빈곤으로부터 탈출이라는 가슴 벅찬 비전을 현실로 옮긴 탁월한 정책 설계자“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항상 현장을 중시하신 경제정책 설계자“라며 ”1차 오일파동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와 국제수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차관단을 설득하기 위해 세계를 누볐다“고 회고했다.
* 정든 무역센터를 뒤로 하고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55층 높이의 한국무역센터는 고인이 1983∼1991년 무협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설계부터 완공까지 진두지휘한 국내 대표적인 무역 인프라다.
건물 앞에는 고인이 ‘무역흥방(貿易興邦. 무역이 나라를 흥하게 한다)’이라고 새긴 정초석(定礎石)이 놓여 있다.
고인은 이날 오전 서울삼성병원에서 환송예배와 발인을 마친 후 한국무역센터에 들러 고별순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곳은 남 전 총리가 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건설계획을 마련해 임기 중 완공한 곳이다.
무역센터 앞에는 무역협회 직원 200여명이 좌우로 도열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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