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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엔화 약세(엔저)가 오히려 일본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아베노믹스가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아베노믹스 부작용 본격화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현상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일본의 국제 채권가격 급등과 물가상승 등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수입물가 증가율은 10% 선까지 상승했다. 3월과 4월의 3개월 이동평균 수입물가 상승률이 각각 10.7%, 10.3%로 2개월 연속 10%대를 기록했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기저효과(기준시점의 통계치가 너무 낮거나 높아 기준시점과 비교한 시점에 대한 평가에서 왜곡이 일어나는 것)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비용 견인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1일 0.88%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 25일 이후 약 1년 만의 최고치다. 또 엔저로 인한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에도 민간 소득은 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여전히 엔저를 용인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당국자들이 달러당 102엔대까지 주저앉은 엔저를 계속 용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WSJ는 "이들이 엔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 바닥 드러나는 아베노믹스
아베노믹스가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란 분석과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본 정부가 만성적 민간수요 부족이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익연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만성적인 수요부족과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해선 민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 확대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일본 기업의 해외생산 비중이 높고, 최근 일본 기업들의 품질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어 엔저 유도 정책이 수출경쟁력 회복과 투자 확대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디플레이션 탈피란 소기의 성과를 거두더라도 국가부채의 이자부담 증가, 엔저에 의한 수입물가 상승, 엔저에 대한 경쟁국들의 반발 등 목표 달성의 상충요인을 극복해야 한다"며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하락이 경제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해트먼 캐피털의 카일 바스 대표는 "일본이 완전한 금융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스 대표는 아베노믹스의 위험을 거듭 경고하면서 일본이 몇 년 안에 채권 위기를 맞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스프레드(채권 수익률 차이)가 확대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닌 금리와 통화에 대한 통제권 완전 상실이란 파국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스 대표는 지난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붕괴를 정확히 예견했던 인물이다.
◆ 한국 경제 위협…대비 불가피
더 심각한 점은 아베노믹스가 한국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베 정부가 신뢰할 만한 재정건전화 복안을 갖고 있지 않다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재정위기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에 대해 지금부터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 확대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심리가 극대화되면 주식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데이비드 리 중국 칭화대 교수 역시 FT 기명 기고를 통해 "아베노믹스가 한국, 중국 및 대만 경제에 피해만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수출을 늘리면서 지난 1분기 달성한 연율 기준 3.5% 성장의 거의 절반을 이바지했다"며 "이 때문에 중국, 한국, 대만이 특히 고통받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통화 절상 압박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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