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CJ 비자금 추적' 수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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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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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거액을 탈세해 해외에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CJ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22일 CJ그룹 등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비자금 규모와 조성 경위, 용처 파악 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전날 CJ그룹 본사와 제일제당, CJ경영연구소, CJ인재원, 전·현직 재무담당 핵심 임직원 2명의 자택 등 5~6곳을 대상으로 14시간여에 걸친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각종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특히 검찰은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해외에서 다수의 특수목적법인 등을 설립해 본사 및 계열사와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특수목적법인들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홍콩 등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CJ그룹이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했다고 속이는 등 허위·가공 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그룹 측이 차명계좌를 통해 관계사 주식을 거래하는 수법으로 시세 차익을 챙기면서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정황에 대해서도 단서를 잡고 조사 중이다.

검찰이 파악한 탈세 규모는 2007∼2008년께 이후 수백억원대이다. 검찰은 연 10억원 이상 탈세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의 공소시효가 7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 시기를 우선 수사대상으로 삼았다.

이와 관련, CJ그룹은 2008년께 거액의 차명 재산이 발각되자 국세청에 1700억원의 세금을 납부한 바 있다. 탈루 재산에서 공제 요소를 빼고 세율을 적용해 산정한 납부액이 1700억원이라는 점을 볼 때 세무 당국이 당시 확인한 CJ그룹 측의 차명 재산은 4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회삿돈 횡령이나 불법 증여를 목적으로 한 재산 해외도피와 관련된 정황이나 단서가 드러날 경우 이재현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전격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이 전날 집행한 압수수색영장에도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CJ 계열사 대표 등 오너 일가 3명의 이름을 주요 피의자로 기재한 것으로 전해져 이 같은 가능성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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