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유통구조 개선은 사이버거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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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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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우리나라 농산물 유통비용은 28조원으로 전체 판매액(66조원)에서 42%를 차지할 만큼 그 비중이 비교적 큰 편입니다. 유통단계의 축소보다는 유통비용 자체를 줄이는 혁신이 우선돼야 합니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은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프라인 상에서의 과다한 농산물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온라인 상에서 농산물을 사고 파는 농수산물사이버거래”라며 이를 통한 유통구조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오프라인 상에서는 포장비나 수송비 등의 물류비와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유통비용을 줄이는 게 어렵다는 김 사장은 “농수산물사이버거래와 같은 온라인 상 거래는 통상 4~5단계에 이르는 농산물의 중간 유통단계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인터넷 상에서 전자직거래를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유통비용뿐만 아니라 물류 및 마케팅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사장은 “사이버거래가 더 활성화되면 농산물 유통구조 전반에 걸쳐 거래투명성이 제고되고 안전성 및 물류관리가 보다 철저 하게 이뤄지는 등 소비자에게도 많은 효과가 있다”며 “생산농민의 입장에서 생산농산물의 판로가 가장 어려운 과제임을 감안할 때 aT의 사이버거래소를 통해 판로확대가 가능, 신속하고 안정적인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농어업인 소득증대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에 대한 목소리가 특히 높은데 선결과제는 무엇인지.

"과거 정부에서도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농정의 주된 관심사항이었다. 그동안 많은 예산과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농산물 유통구조의 특성상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산물 유통은 유통구조, 특성뿐만 아니라 산지에서의 농산물 수급문제, 식품산업이나 시장에서의 관련제도개선 등 충격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여러가지 완충장치의 부재 등으로 문제해결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와 같이 5~6단계의 복잡한 유통구조가 상존하고 이로 인한 유통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생산자나 중간상 모두 영세 하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의 7단계 유통마진은 20%인데 대형마트의 3단계 유통마진은 50%까지 오른다. 유통단계 때문에 생산자는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과는 달리 결국 문제는 유통비용이다.

새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정책은 △산지유통조직의 조직화와 규모화 △직거래시스탬 구축 및 강화 △도매시장 제도개선 △온라인 사이버거래 확충 등을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나갈 계획이다. 유통단계의 축소와 유통과정 상의 비효율과 낭비를 줄이고, 경쟁적인 유통채널과 경로를 찾아나가는 방안 등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신유통시대를 여는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란 무엇인가.
"aT가 2009년에 개설한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는 단순히 인터넷 상에서 농산물을 사고파는 일반 기업간 소비자(B2C)거래, 기업간(B2B) 거래, 식재료 전자조달시스템 등 농수산물과 관련된 모든 형태의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종합 e-마켓플레이스를 말한다.

사이버거래소는 사업 첫해인 2009년 52억원에서 출발해 2010년 1755억원, 2011년 6255억원, 개장 3년 만인 2012년에는 1조1146억원으로 거래규모가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공영도매시장 거래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난 2011년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거래액(4조원)의 28%, 전국공영도매시장 거래액(11조)의 1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는 2020년까지 농수산물 생산액의 10%를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식품산업육성 전문 공기업으로서의 aT 역할은.
"전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5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시장으로 2020년이면 약 6조4000억 달러로 발전가능성이 큰 산업이다.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은 식품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식품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세계 식품산업의 성장속도에 비해서는 느리다. 국내 식품·외식시장은 50인 미만의 식품제조업체가 80%를 차지, 전체 외식업체의 90%가 5인 미만 영세사업체로 국내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취약하다.

이에 aT는 국내 식품기업을 종합적으로 관리·지원·육성하기 위한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규모있는 기업에 비해 사업전문성이 떨어지는 중소 자영업자는 K-FOOD지원센터를 활용해 창업, 메뉴개발, 고객서비스 향상, 해외진출지원 등을 컨설팅 받음으로써 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농공상융합형 식품업체 육성, 지역전략식품육성사업 등의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신기술 식품기업 발굴·육성과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한 식품산업의 체질개선을 통해 밀려드는 경쟁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최근 성황리에 끝난 ‘2013대한민국식품대전’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면.

참가업체 1411곳, 참관객 9만1000명, 수출 상담 1104건, 1억1500만 달러 수출계약. 이는 지난 14∼1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식품대전(KFS)’에서 올린 성과이다.

식품산업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식자재나 전통 웰빙식품 등 소규모로 유통되고 있는 국내 식품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케이푸드의 발전가능성과 비전을 제시, 식품산업의 트렌드를 다양한 관점에서 엿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이번에 동시 개최된 바이어 수출상담회(BUY KOREAN FOOD)와 해외 프랜차이즈 바이어 초청상담회에서는 국내 중소 식품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자리에서 1억1500만 달러 어치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세계 최신 식품산업 동향 파악 및 핵심이슈 공유를 위한 아시아 식품포럼(Asia Food Forum)과 식품산업 전망분석 컨퍼런스, 전통주의 산업경쟁력 강화와 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한 우리 술 대축제 등 볼거리, 즐길거리 등 다양한 행사로 역대 최대의 관람객과 성과를 이끌어 냈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농산물 수급 방안은.
"최근 주요 농산물의 가격상승 원인을 분석해 보면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기상이변 등 자연재해가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배추, 양파, 당근, 대파 등 주요 채소품목들의 가격상승은 서민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수산물 수급관리가 중요해짐에 따라 aT에서는 선제적 수급대응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국민식생활과 연관이 깊은 주요 농식품의 종합분석을 통해 시장가격이 급등하면 보관하고 있는 비축물량을 즉시 방출하고, 국내 수급부족 시에는 해외로부터 해당물량을 긴급 도입해 국내 물가안정을 위한 단계별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서민의 주요 관심품목에 대한 가격예측과 구매포인트, 제철 농산물 정보 등을 담은 알뜰 장보기 정보를 주간단위로 전파하는 등 주부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생활 물가정보를 인터넷, SNS,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

△aT가 사회공헌활동으로 도입 운영 중인 지역인재 채용할당·우대제란.
"aT는 우리 농식품산업 성장기반을 강화하고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자 농학과 식품계열 지역대학과의 MOU체결 등을 통해 상호 교류증진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각 대학의 농업·식품분야 학생 중 성적 우수 학생들에게 교류협력지원금을 지원하고 △방학 중 단기 아르바이트 제공 △우수졸업생을 대상으로 aT상 수여 △각 대학 소재 지사 직원들과의 멘토링 등을 통해 지역대학 활성화와 청년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에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농업의 과제나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농업을 융복합산업의 선두주자로써 미래를 여는 열쇠라 인식하면서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쏟고 있지만 우리의 농업정책이나 인력, 인프라 등 약 80%가 아직까지 생산 단계에만 머물러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농업이 민족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는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인식이 최우선되어야 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농업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김재수 사장은?

김재수 aT 사장(행시 21회)은 1978년 농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실에서 공직에 입문한 이후 줄곧 농식품부에서 근무해 온 농정전문가이다. 기획력과 아이디어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북 영양(1957년) △경북고, 경북대 졸업 △행정고시(21회) △농식품부 농업정책과장 △농식품부 농산물유통국장 △주미 대사관 농무관 △농촌진흥청장 △농식품부 제1차관 △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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