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지송 전 사장은 지난 14일 퇴임한 이후 현재 자택에 머무르면서 한양대 석좌교수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1학기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올 2학기에 한양대에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 석좌교수란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업정을 인정 받은 자를 임명해서 교수직을 맡도록 할 때 주어지는 직책이다. 이 전 사장이 전공한 토목분야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지송 전 사장은 LH 사장 임기를 약 6개월 남겨놓고 아름다운 퇴장을 하면서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평소 지론을 실천한 바 있다.
특히 퇴임 후 각종 분야에서 밀려드는 손길을 마다하고 모교인 한양대 석좌교수로 자리를 일찌감치 정해놨다. 건설업계에서 50여년간 얻은 소중한 경험을 후학들에게 전해주겠다는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이지송 전 사장은 임기 중 LH 토지주택대학을 설립하는 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지론이 확고했다”며 “특히 사장직에 있을 때도 모교인 한양대에 대해 자주 언급할 만큼 애착이 컸다”고 전했다.
이 전 사장은 건설분야에서만 50여년을 지낸 건설업계의 산 증인이다. 현대건설 CEO와 경북대학 총장을 거쳐 대규모 공기업인 LH 사장까지 지내며 산·학·관에서 모두 성공한 대표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상태였던 현대건설과 대규모 부채에 허덕이던 LH의 경영정상화 기반을 닦는데 성공하며 ‘이지송식 개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음은 이지송 전 사장이 LH 사장 퇴임 직전 지인들에게 보낸 이임 서한 전문이다.
마지막 소명(召命)을 마무리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지송입니다.
오늘 저는 LH 사장으로서의 소임을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건설인을 천직(天職)이라 여기고 50년 동안 오직 한길을 걸어온 제가 LH 초대사장이라는 무거운 책무를 맡은 것은, LH를 바로 세우는 것이 저의 마지막 召命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3년 8개월 동안,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고, 다행히도 노력이 헛되지 않아 통합공사의 초석을 다지고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통합부터 사업조정, 손실보전법 마련 등 그동안 걸어온 길에서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따뜻한 격려와 도움이 있었기에 LH가 바로 설 수 있었고, 저 또한 책무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재임기간 동안 매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지만, 막상 떠남을 앞두고 보니 미진한 것도 떠오르고, 좀 더 잘할 걸 하는 자책의 마음도 듭니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제게 주어진 소임(所任)이 아닌가 합니다.
통합공사의 초석을 놓는 길에서 미력하나마 작은 주춧돌이 되었다면, 그 자체로 기쁨이자 영광으로 여기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이제는 잠시 미뤄두었던 후학 양성을 위하여 학교로 돌아가려 합니다.
지난 50년 동안 건설인의 길을 걸어오며 제가 보고, 느끼고, 배우고, 익힌 것들을 후배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쏟아 붓고자 합니다.
언제 어느 곳에 있건 ‘영원한 건설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그동안 보여주신 관심과 사랑,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LH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이지송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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