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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하계 중국 베이징 국제스포츠박람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 신 국제전람중심에 마련된 중국 올림픽 기념관 |
베이징(중국)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개막 이틀째를 맞은 지난 1일 ‘2013 하계 중국 베이징 국제스포츠박람회’(China Sports Show 2013)가 열린 중국 베이징 신 국제전람중심(NCIEC)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화려한 분장과 패션을 한 중국인들이 음악에 맞춰 열띤 댄스와 체조를 선 보였다.
체조와 운동을 즐기는 중국인들의 흥미를 자극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인민운동’(한국의 국민체조에 해당) 아이디어를 모집하기 위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연 대회였다.
또 다른 현지 업체 부스에서는 자사 건강관리 기기를 홍보하기 위해 수명의 보디빌더와 모델들이 나와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으며, 에어로빅 강사들이 나와 관람객들과 함께 자사가 개발한 운동기구의 사용법을 체조와 율동으로 시연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렇듯 베이징 국제스포츠 박람회 곳곳에서는 주최측, 또는 업체별로 다양한 이벤트와 퍼포먼스가 진행됐는데, 행사의 주제인 ‘책임감, 자신감을 갖고 다함께 발전하자“는 주제와도 일치한다.
제품 상담과 구매계약이 주를 이루는 박람회에서 이같은 부대행사가 ‘돌출’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스포츠산업 정책이 대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해 주목할 만하다.
중국국가체육총국을 비롯해 중화전국체육총회, 중국올림픽위원회, 중국스포츠용품연합회, 중국체육과학학회 등 중국 정부와 유관기관 담당자들은 박람회 개막에 앞서 지난달 29일 베이징체육대학에 모여 ‘체육대국’을 넘어 ‘체육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중국의 정책과 방법론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진단한 체육정책의 중대한 문제는 경제수준에 걸맞는 스포츠산업의 저변화와 고급화를 실현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들이 참가를 보이콧 할 때 유일하게 참가한 지난 198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중국이 하계·동계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 수는 210개에 달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따낸 전체 메달수가 미국을 앞섰으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수가 2위에 올랐다.
중국으로서는 자랑스러운 일이겠으나 외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자체적인 평가다. 이에 대해 쑈우 턘 중국국가체육총국 부국장은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인과 외국인이 보는 스포츠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13억 인구의 중국이 세계 2위 경제국가로 성장했지만 스포츠 산업을 놓고 볼 때 메달 총수만 따져서 체육강국이라 볼 수 없다. 전면적인 발전을 가져와야 한다. 스포츠의 대중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의 특성에 맞는 체육 발전을 모색해야 하며 그 뼈대로 ‘스포츠의 대중화·저변화·프로화’를 제시했다.
즉, 중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탁구, 다이빙 등은 계속 발전시키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인기가 많은 육상이나 하키, 자전거, 스키, 스피드 스케이트 등에서 중국 선수들의 얼굴이 더 많이 내비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구, 축구, 야구, 자동차 경주, 골프, 아이스하키, 미식축구 등 전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 잡고 있는 프로스포츠리그에 대한 관심을 높여 경기 수준 못지않게 리그 또는 대회 운영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선진국에서는 아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이 쉽게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아시아인들만 좋아하는 종목보다 역사가 오래돼 누구나 좋아하는 선진국에서도 알아주는 인기종목에서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스포츠의 대중화를 위해 관련 산업을 독려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스포츠 산업도 중국이 잘하는 종목을 넘어 다양한 종목에서 동반 성장해야 신흥 산업도 창출돼 업체들이 보다 많은 분야로 진출을 확대할 수 있고,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자국 기업의 브랜드 파워도 키울 수 있게 된다. 규모에 이어 브랜드 경쟁력의 향상은 관련 산업의 질적인 성장을 가져오고, 매출 확대를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함으로써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또한 스포츠·헬스 산업이 성장할수록 중국 국민들의 복지도 향상시킬 수 있어 마오쩌뚱이 설파한 인민을 위한 국가의 기여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박람회에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중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포츠 용품과 기기들의 출품이 주를 이었으며, 올해 취인한 시진핑 총서기의 의지가 담긴 만큼 향후 수년간 정부를 배경으로 한 중국 스포츠 산업의 발전 흐름은 이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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