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강대국들이 경기 부양 등을 위해 강력히 추진 중인 정책에 증시가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해외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오히려 해외 증시가 하락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로 2.4%를 기록했다. 전분기의 0.4%보다는 많이 상승했지만 지난달 말 발표한 잠정치인 2.5%에서 하락했다. 전문가 예상치도 2.5%였다.
연방정부 소비지출·투자가 8.7% 감소해 전분기 14.8% 감소한 데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이 중 국방 분야 소비지출·투자는 12.1% 감소해 전분기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고 비국방 분야 소비지출·투자도 2.1% 줄었다.
비국방 분야 소비지출·투자는 지난해 3분기 3%, 4분기 1.7% 늘어 증가세를 지속하다 올 1분기 감소세로 전환됐다. 미국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을 뜻하는 시퀘스터 발동이 미국 경제지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올 1분기 미국 기업 수익은 전분기보다 2.2% 감소했다. 지난달 19∼25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5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건 늘었다.
이렇게 악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증시가 상승한 것은 미국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와 미국 양적완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적완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실시되고 있고, 이것이 경제를 살리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을 투자자들은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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