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서울·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36개 단지(이주∙착공∙철거 단계에 있는 단지는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직 증축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전체의 15% 늘어난 가구 수를 현재 시세(5월 30일 기준)대로 모두 일반분양할 경우 평균 135억원 이상의 기대 수익금이 발생했다.
가장 높은 예상 수익을 기록한 곳은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다. 1978년에 입주해 현재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꾸려진 이 단지는 지상 13층 14개동에 전용면적 166~226㎡ 576가구 규모다. 이 단지가 만약 리모델링 수직 증축을 통해 2개 층을 올린다면 전체 가구 수의 15%인 최대 86가구를 더 지을 수 있게 된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가구당 평균 14억원으로, 늘어난 86가구를 현재 매매가로 환산하면 총 1204억원에 달한다. 이를 당초 576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2억원 정도가 배정된다. 그만큼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 사업비를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광진동 K공인 관계자는 “이 아파트 단지가 만약 계획대로 늘어나는 모든 가구를 일반분양한다면 추가 공사비 등을 제외해도 가구당 2억원 정도 예상했던 추가분담금을 30%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대치아파트도 1000억원 이상의 기대 수익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지상 15층짜리 1753가구 규모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거치면 260가구를 일반분양할 수 있다. 이를 현재 가구당 평균 시세인 3억8487만원을 곱하면 약 1000억원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리모델링의 1차 수혜지로 꼽히는 분당신도시 일대 리모델링 추진 단지도 100여가구를 더 지을 수 있고, 따라서 단지별로 500억~600억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국내에서 리모델링 실적이 가장 많은 쌍용건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1기 신도시의 전용면적 85㎡짜리 1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수직 증축 방식으로 리모델링할 경우 일반분양으로 공사비의 3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개선된 현행 법에 따라 전용 85㎡를 최대 119㎡로 증축하고 기존 1000가구분의 면적(119㎡×1000가구)을 일반분양분 150가구를 포함한 1150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전용면적은 103㎡가 돌아간다.
이 아파트값이 3.3㎡당 평균 18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150가구를 일반분양하면 공사비를 제외한 700억원의 분양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가구당 7000만원이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가구당 공사비는 2억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35% 줄어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직 증축에 따른 효과는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모델링 컨설팅업체인 다담플랜 이명준 대표는 “이번 리모델링 개선 대책은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획기적인 정책”이라며 “하지만 시세가 뒷받침되는 곳이거나 분담금이 가구당 1억5000만원을 넘지 않아야 리모델링 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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