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을 끝낸 곳은 국민·기업·농협은행이다. 신한·하나·우리·외환·산업은행은 아직까지 채용전형이 진행중이다. 대부분 상반기 채용 규모가 예년 수준이거나 이전보다 축소됐다.
국민은행의 경우 상반기에는 글로벌 인재, 하반기에는 대졸공채로 나눠 뽑는다. 올해는 46명의 글로벌 인재가 채용됐지만 이들은 지난해 상반기에 뽑힌 100명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10명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도 예년과 같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300명을 뽑아 은행권 가운데 최대 규모의 채용을 실시했다. 지난해 상반기(580명)보다는 줄었지만, 당시 신용사업 및 경제사업 분리와 금융지주사 출범 등 이벤트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용규모는 큰 편이다.
올해 농협은행의 채용목표는 500명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고졸 100명, 5급 신입 100명 등 2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전형이 진행중인 곳 가운데 채용 규모를 밝힌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외환은행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상반기에 200여 명과 100여 명을 뽑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나 우리은행은 전년보다 100명 줄었다.
외환은행은 유일하게 신입 채용 규모가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98명을 채용했지만, 올해 125명으로 확대됐다. 외국계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씨티은행은 여전히 채용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에도 대졸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올해 말 경기가 좋아질 경우 채용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정"이라며 "일부 지점 폐쇄로 인해 신규 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들 은행의 채용규모는 1643명이었다. 현재 미정인 곳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채용한다고 가정해도 올해 채용인원은 1185명에 그친다. 전년보다 27.8% 감소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기 상황이 악화된 데다 STX 같은 부실기업 지원 때문에 적립해야 할 충당금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인력을 늘리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이 전년 동기보다 67.8%나 떨어졌다. 신한금융 41.8%, KB금융 32%, 하나금융도 78.2% 하락했다. 순이자마진 역시 대부분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고용창출 방침에 따라야 하지만 예년 수준을 겨우 맞추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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