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문태식 명예회장께서 기부한 시가 400억원 상당의 사재는 중랑구 개청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장학사업 등에 써달라는 소중한 뜻을 살려 그분의 호를 딴 청남장학금으로 명명할 생각입니다."
문병권(사진) 중랑구청장은 아주그룹 창업자인 문태식 명예회장의 선행에 거듭 감사함을 전하고, 앞으로 활용 구상안을 이 같이 밝혔다.
문 회장이 기부한 토지 14개 필지(26만3799㎡) 중 17% 가량은 현재 건설이 한창인 구리-포천간 고속도로 부지에 편입, 보상비만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는 보상이 이뤄지면 전액을 중랑장학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이다.
문 구청장은 "평소 현장을 다니면서 젊은 학부모들이 타지로 이사하는 모습을 접하곤 했다"며 "근본적인 원인이 우수하지 못한 교육환경에 있다고 진단을 내려 총 100억원 조성을 목표로 한 장학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했다.
구 출연금과 민간 기부로 현재까지 55억원이 모였고 그간 1088명에 14억5000여만원이 지급됐다. 하지만 최종 목표액에는 한참 모자라고 빠듯한 구 살림으로 자체 확충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던 중 아주그룹으로부터 낭보가 들려온 것이다.
당장 고속도로 편입 보상비에서 발생하는 이자만 연간 약 2억7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문 구청장은 이 정도 규모라면 관내 고교생 150명에 매년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야말로 중랑구 입장에서는 오랜 가뭄끝의 단비나 다름없다.
문 구청장은 "기부 약정식 당시 자제분들께 청남장학금의 명명과 향후 전달을 제안했는데 흔쾌히 수락했다. 구의 교육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랑구는 고속도로 이외의 땅엔 구민들의 휴식공간인 공원을 조성, 한켠에 문 회장의 비석을 세우는 구상도 갖고 있다. 더불어 올 연말께 구청 입구에 문 회장의 흉상을 제작해 설치, 아름다운 기부문화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구민의 감사한 마음이 담긴 감사패와 명예구민증서를 곧 전달할 예정이라는 문 구청장은 "일각에서 있는 집안의 후손들이 부모가 남긴 재산을 더 가지려고 고소·고발하는 일도 벌어지는데 반해 아주그룹은 큰 뜻을 실천해 사회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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