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서도 외국인 엑소더스…FOMC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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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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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박정수 기자=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QE) 조기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이탈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오는 18~19일(현지시각)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라 다소 불확실성이 줄어들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채권보유 잔고는 9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100조6000억원) 이후 보름도 채 안 된 기간에 5조원이 감소한 것이다. 이는 전체 보유물량의 5% 가량에 해당한다. 5월말까지만 해도 외국인 채권 보유잔고는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증가세를 보여왔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4일 연 2.76%까지 상승했다. 지난 4월 초 연 2.44%까지 떨어졌지만 한 달만에 급등한 것이다.

장기물의 금리 변동성은 더 크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3월말 연 2.73%에서 지난 14일 연 3.19%까지 뛰었다.

여기에는 미국의 출구전략(양적완화 축소 등) 조기 시행에 대한 우려의 여파가 작용했다. 5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는 발언이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을 흔든 것이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6월 이후 외국인의 채권관련 투자자금이 줄어들었다”면서 “달러화 약세로 촉발되었던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에 적신호가 켜진 만큼 국내 채권시장은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에 노출되며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이 같은 채권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FOMC 정례회의가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FOMC에서 미국 QE 축소와 관련한 발언이 나올 경우 달러화 강세가 완화되면서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증시 혼란도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채권 잔존액은 매년 100조원이상 늘어났으며, 외국인의 채권소화 비중은 2007년 51.4%를 고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2년에는 6.6%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미 국채 금리가 향후 상승하더라도 그 속도가 제한적이라면 국내금리는 현재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오는 19일 FOMC가 마무리되면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은 구체적인 QE3 축소에 대한 언급 보다는 경기 개선시 축소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발언에 그칠 것”이라며 “FOMC 이후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탈에 대한 경계감이 작아질 수는 있지만 출구전략 가능성이 열려 있고 국내 당국의 정책적 대응이 제한적이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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