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2년 한국이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2년 후인 1994년, 한국타이어 임직원들은 시장 가능성을 탐색해 보기 위해 중국을 찾았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수많은 중국인들을 보고 언젠가 그들이 자동차를 모는 날이 올 것이며 한국타이어의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전 세계 유수 기업들이 이미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었고 한국타이어도 1994년 중국 북경에 사무소를 설립하며 국내 생산 타이어를 수입,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판매 호조에 자신감을 얻은 한국타이어는 본격적인 투자를 결심하게 되었다. 그런데 중국 공장 투자 결심 후 IMF가 닥쳐 국내 모든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미루는 사태를 맞았다.
당시 많은 외국 은행들은 한국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고 한국타이어의 중국 공장 설립에 대해서도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수십 년간 타이어 산업에만 집중해 온 회사의 역사를 보여주었고 중국 공장 설립은 단순히 해외법인 설립이 아닌 부족한 생산 설비의 증설임을 설명하여 은행들로부터 비교적 순조롭게 차입을 진행하여 중국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었다.
1998년에 중국 연구개발센터(China Technical Center)를 설립하고 1999년에는 절강성(浙江省) 가흥(嘉興)과 강소성(江蘇省) 회안(淮安) 2곳에 공장을 준공해 중국시장에 맞는 상품 개발과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한국타이어의 중국 공장 설립은 중국에서 최초의 외국 기업 자사 소유 공장이 되었으며 중국 중앙 정부의 승인을 얻어낸 첫 외국계 타이어 기업이 되었다.
중국 내 한국타이어에 대한 관심은 2002년 5월 2일 후진타오 전 주석의 방문만으로도 알 수 있다. 당시 주석으로 막 당선된 후진타오 전 주석은 근처의 주은래 기념관에 갔다가 한국에서 투자했다는 회사를 구경하고자 한국타이어 가흥 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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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중국 중경공장 기공식 사진 |
중국 공장에서의 첫 생산할 날짜가 다가오면서 어떤 상품을 생산할 것인가가 고민이 되었던 한국타이어에서는 높은 기술력과 품질 유지라는 원칙을 중국 시장에서도 지켜나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첫 생산이 불과 7개월 남은 상태에서 신상품을 개발하는 쪽으로 계획을 수정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가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시장의 메이커들과 폭스바겐 중국 오퍼레이션용 타이어 개발을 위해 밤낮 없이 매달렸고 1998년에 중국에서의 신상품이 탄생되었다. 이처럼 한국타이어는 첫 중국 생산부터 중국 시장에 맞게 개발한 상품을 중국인들에게 선보였고 이 상품들은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생산, 판매되고 있다.
철저히 중국 시장에 맞는 상품 개발과 높은 품질을 고수한 한국타이어는 중국 공장 가동 4년만인 2003년, 미쉐린, 굿이어 등 중국에 먼저 진출해있던 글로벌 타이어 기업들을 제치고 승용차용 타이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고 현재 그 지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03년 이래 10년 연속으로 중국 시장에서 타이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약 3956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6년만인 2012년에 1조1973억 원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한국타아어는 티스테이션, 한국 마스터즈, 타이어타운 등 약 1100개의 한국타이어 전문판매점을 올해 안에 총 13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티스테이션을 프리미엄 타이어 전문판매점으로 브랜드를 강화함과 동시에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의 대규모 생산 설비와 함께 끊임없는 소비자 만족 노력의 결과로 중국 내 한국타이어 브랜드 파워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한국타이어 중국 법인은 탁월한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상해 폭스바겐, 일기 폭스바겐, 북경현대, 동풍열달기아, 일기 마쯔다, 동풍닛산 등 중국 내 30개 이상의 완성차 업체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이 중 공급량이 가장 많은 곳은 폭스바겐 계열이며, 중국 로컬 브랜드 중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일기 아우디의 A6L, New A6 및 상해 폭스바겐의 파사트(Passat) 등 고급형 세단에도 한국타이어가 장착되는 등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타이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바로 현지화의 성공이다. 세계적 수준의 기술결과 품질을 바탕으로 중국내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여 중국시장에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하여 대응함으로써 중국 승용차 타이어 시장을 선도하게 된 것이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뿐 아니라, 메인 로컬 메이커인 천진일기, 해마기차, 강회기차, 상해기차, 광주기차 등 공급확대를 통해 중국 메이커들에게도 타이어 공급업체로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 그리고 또 도전
중국시장에서 한국타이어의 커다란 성공은 안목 있는 투자 덕분이다. 1998년 매출 3000만 달러를 기록한 한국타이어 중국지역본부는 조기 생산 안정화 및 생산성 향상으로 2002년에 2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수익을 내기 시작하였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자동차 시장 확대로 타이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내수시장에서 높은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지난 1999년에 준공된 중국 강소, 가흥 공장은 연간 3000만개의 생산 능력을 자랑하며 2007년에는 누적 생산량 1억 본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통해 중국 타이어 시장 점유율 1위는 물론 글로벌 7위의 타이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중국 내 시장 점유율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안목 있는 투자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 회사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한 판 승부를 위해 지난 2011년 중국 중경에 제 3공장 건립을 단행했다. 2012년 9월 첫 생산을 시작으로 현재 시험 운행 중이며, 중경 공장은 2015년까지 총 16만 평의 부지에 중국의 국가급 개발구로 지정된 ‘양강신구’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양강신구는 중국의 상하이 푸둥개발구, 텐진 빈하이신개발구와 함께 중국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국가급 개발구이다.
중국 중경 공장이 완공되면 PCR(승용차용) 타이어 1000만개, TBR(트럭/버스용) 타이어 150만개 등 연 115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중국 중서부 내륙 지역까지 직접적인 비즈니스 라인에 포함하게 됨으로써 기존 가흥공장의 양쯔강 이남지역, 강소공장의 양쯔강 이북과 함께 실질적인 중국 전 지역 공략을 위한 3대 거점 지역 생산라인을 완성하게 된다.
오는 7월 준공을 앞두고 트럭과 버스용 타이어(TBR)를 하루 2000개씩 찍어내고 있는 이 공장은 5단계 투자가 완료되는 2015년에 이르면 한국타이어 중국 서부시장 공략의 핵심 전초기지로 발돋움하게 된다.
중국이 중서부 지역에 대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충칭공장은 현재 중국 타이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향후 50년을 위해서도 중요한 곳이다.
또한 한국타이어는 중국 시장 내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프리미엄 타이어 OE(Original Equipment) 공급 확대를 비롯해 모터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에서 열리는 최고 권위의 모터스포츠 대회인 ‘중국 랠리 챔피언십(China Rally Championship (CRC))’ 후원 및 ‘폴로 컵 차이나(Polo Cup China)’ 팀 후원을 통해 타이어뿐만이 아닌 자동차 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차별화된 기업 이미지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공장 추가 증설과 중국 내 기존 생산시설 추가 증설, 그리고 중국 제 3공장 설립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총 1억 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며 글로벌 5위의 타이어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목표가 점차 현실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중국지역본부장 이수일 전무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생산시설 확보와 연구개발, 마케팅, 유통 등 철저히 현지화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중국을 거점으로 적극적이고 안목 있는 글로벌 투자를 통해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고 글로벌 Top5 도약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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