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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걸 볼까…부천 프로그래머의 ‘판타스틱 초이스’ 1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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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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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회 부천국제영화제 7.18~28일 열려

부천국제영화제 '비전 익스프레스' 부문에 상영될 <노스 웨스트>. 사진 제공=부천국제영화제
아주경제 홍종선 기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김영빈·이하 PiFan)가 오는 7월 18일 개막을 앞두고 프로그래머 추천작 16편을 공개했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PiFan에는 총 44개국 230편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현실적으로 전부를 관람할 수는 없고, 엑기스만 골라보고 싶다면 박진형 수석프로그래머와 유지선, 이상호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16편의 영화를 눈여겨보자.

부천국제영화제 '부천 초이스' 부문에 상영될 <핼리>. 사진 제공=부천국제영화제
먼저 ‘부천 초이스’ 섹션에서는 <골드> <핼리> <어글리> <온 더 잡> <카운트다운> 5편이 추천됐다. <골드>는 2013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영화다. 1898년 캐나다를 배경으로 ‘금’을 찾으러 떠나는 사람들의 모험과 고난, 스트레스와 위험을 그린 서부극이다. 2013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선정된 <핼리>는 ‘바디 호러’라는 새로운 장르의 영화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경비원 알베르토는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제거한다. 조용히 또 천천히 이물질을 제거하는 알베르토. 멕시코의 신예 세바스찬 호프만 감독은 비루한 신체에 얹혀진 삶의 무게를 세밀하고도 아름다운 화면 안에 공포와 함께 포착한다. <어글리>와 <온 더 잡>은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상영된 영화이며, <카운트다운>은 악마파티로 돌변해 버린 신년파티를 그린 핏빛영화다.

부천국제영화제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에 상영될 <촌능력전쟁>. 사진 제공=부천국제영화제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에서는 <촌능력전쟁> <엉덩이 요정 마일로>가 주목받았다. 류훈 감독의 <촌능력전쟁>은 친구 집에 빈대 붙어 살아가는 백수청년 김호방이 취직을 위해 시골에 내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평범한 촌동네, 하지만 마을주민들은 어딘가 이상하다. 저마다 한 가지씩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 시간이 멈춰서 낮만 존재하는 마을. 호방의 초능력시골 탈출기는 지난 2009년 부천을 신선한 재미로 초토화시켰던 <이웃집 좀비>를 연상시키며 흥미를 돋운다. <엉덩이요정 마일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엉덩이를 통해 악마가 튀어나온다는 깜찍한 상상에서 시작된 영화로, 각종 소화기 질환을 앓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우화적으로 그린다. 주인공 던컨에게 스트레스를 준 인물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마일로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 보자.

부천국제영화제 '비전 익스프레스' 부문에 상영될 <러브 투모로우>. 사진 제공=부천국제영화제
‘비전 익스프레스’ 부문의 대표주자는 <노스웨스트> <카이 포 체> <늑대가 양을 만났을 때> <러브 투모로우> <리와인드 디스: 비디오테이프의 역습>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빈곤지역 노스웨스트에서 빈집털이로 살아가는 캐스퍼의 이야기를 그린 <노스웨스트>는 범죄 액션영화 같은 뜨거운 속도감과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고군분투를 멀찍이서 바라보는 냉정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아마추어 배우들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와 꾸밈없는 연출이 빚어내는 에너지가 여느 범죄 스릴러와는 또 다른 긴장감을 자아낸다. <카이 포 체>는 국내에서는 ‘세 얼간이’로 유명한 작가 체탄 바갓의 ‘내 인생 세 가지 실수’를 원작으로 사랑, 우정, 욕망, 구원으로 이어지는 세 친구의 운명을 그린 영화다. 허우 치얀 감독의 <늑대가 양을 만났을 때는>에는 대만의 꽃미남 스타 가진동, 떠오르는 신예 간만서가 출연한다. 선남선녀의 로맨스를 이어준 건 시험지 위에 그려진 독백하는 양이다. <러브 투모로우> 역시 대만영화다. 평온한 일상에 갑작스레 찾아오는 풀리지 않는 인생에 대한 질문들, 에스프레소를 품고 있는 부드러운 라떼와 같은 사랑과 행복, 결혼에 관한 신예 아빈 첸 감독의 수다가 눈길을 끈다. <리와인드 디스: 비디오테이프의 역습>은 1980~90년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속칭 ‘빨간 비디오’를 구하려 청계천을 서성이던 그들, 인터넷 시대에도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는 비디오테이프 수집가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았다.

부천국제영화제 '애니 판타' 부문에 상영될 <몬티 파이튼과 나: 가짜 자서전>. 사진 제공=부천국제영화제
그 밖에도 ‘애니 판타’ 부문에서는 지난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그레이엄 채프먼의 자전적 애니메이션 <몬티 파이튼과 나: 가짜 자서전>이 추천됐다. ‘특별전/ 인간의 또 다른 이름, 로봇: 인간과 로봇의 경계에서’ 부분에서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과 선댄스영화제에서 천재 괴짜들의 세계를 소개해 큰 웃음을 선사한 <컴퓨터 체스>, 반인간 반사이보그의 정체성을 B급 스타일로 풀어낸, ‘진정한 B무비’를 기다려왔던 팬들을 열광시킬 <맨 보그>가 기대작으로 거론됐다.

끝으로 ‘회고전/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기괴함의 시인’ 부문으로 상영될 <현실의 춤>이 놓쳐서는 안 될 영화로 선정됐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이 영화는 84세의 거장이 보여주는 판타스틱 시네마로 ‘현실은 우리의 상상력이 빚어낸 춤과 같다’는 그의 지론을 카니발 같은 이미지의 향연으로 담아내고 있다. 조도로프스키 특유의 마법 같은 이미지와 사운드가 독특한 서사 안에서 한 편의 시 같은 감동을 선사하는 순간, 경험해 볼 만한 경이로운 순간이다.

제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다음달 18~28일 경기도 부천 일대의 영화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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