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재의 골프 노하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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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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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해리 바든(1870∼1937)이라는 전설적인 골퍼가 있다.

골프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디 오픈 챔피온십’을 6회 우승한 전인미답의 기록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남들이 모두 야구배트 잡듯이 골프 그립을 했던 당시에 ‘바든 그립’이라는 독창적인 그립을 개발하여 당대 최고의 골퍼로 존경받았던 인물이다.

바든 그립을 오버래핑 그립과 같은 것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 말해서 둘 사이에는 무시하지 못할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언급하기 전에 우선 골퍼들의 손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1

뉴트럴 그립을 하는 핸디캡 6의 어느 골퍼가 문제점 진단을 의뢰해 왔다. 연습을 많이 하면 왼손 새끼 손가락 첫째 마디에 자꾸 물집이 잡혀서 아프다는 것이었다(사진1). 분석을 해 보니 왼손바닥 오른쪽 아래 도톰한 부분이 전혀 역할을 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 도톰한 부분과 중지,약지,새끼 손가락 사이에 그립(클럽)이 견고히 끼여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백스윙 톱에서 그립을 놓치지 않으려고 새끼 손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서도 클럽은 그 안에서 흔들려서 지속적으로 손가락과 마찰이 생기며 상처를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진1을 자세히 보면 이 골퍼는 손바닥 오른쪽 아래쪽이 좀 밋밋하다. 그리고 손바닥이 좀 큰 편이다. 일반적인 사이즈의 그립으로는 뉴트럴 그립을 올바르게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두 가지 처방이 가능하다. 뉴트럴 그립을 고수하려면 피팅을 통해 그립(클럽) 아랫부분 사이즈가 좀 굵어지도록 해야한다. 다른 방법은 스트롱 그립을 잡는 것이다. 그러면 손바닥의 역할이 줄어들고 손가락 뿌리에 그립(클럽)을 위치시키는 견고한 그립을 잡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그립 문제만을 해결한 것이고, 그립이 달라지면 구질이 달라지므로 거기에 따라 동반되는 변화도 함께 수용할 수 있어야 그립을 바꿀 수 있다.
 
사진2
사진2는 골퍼로서는 아주 복받은 손이다. 역시 싱글 핸디캐퍼인 이 골퍼의 손을 보고 “당신 손은 드로를 칠 손이다. 만약 슬라이스가 난다면 자연의 흐름에 역행하는 골프를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평해 주었는데 실제 이 골퍼는 자유자재로 드로를 구사했다. 

이 골퍼의 스트롱 그립은 다른 사람들의 스트롱 그립보다 더 스트롱하다. 그 이유는 검지, 중지의 각도가 손바닥과 나란한 것이 아니라 엄지 쪽으로 조금 휘어져 있어서 손가락 뿌리에 클럽을 놓고 그립을 잡으면 샤프트와 팔이 이루는 각도로 봐서 남들보다 훨씬 더 강한 스트롱 그립이 되기 때문이다.






 
사진3

오른손 약지의 첫째 관절 바깥쪽에 굳은 살이 배기거나, 새끼 손가락 손톱 좌우에 굳은 살이 배기는 골퍼들도 상당히 있다. 또 여성 골퍼들 중에는 왼손 검지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모두 한가지 이유 때문이다. 왼손과의 연결고리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오른손이 왼손을 심하게 잡아 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클럽이 손에서 달아날까봐’라고 한다. 그러나 클럽은 절대 달아나지 않는다. 이런 골퍼들은 오리지널 바든 그립을 취하고 볼을 쳐 볼 필요가 있다(사진3).

바든의 그립(사진3)을 자세히 보면 오른손 새끼 손가락이 왼손 검지 위에 살포시 올라가 있을 뿐이다. 왼손 검지 중지 사이에 오른손 새끼 손가락을 위치시키는 오버래핑과는 다르다. 바든 그립으로는 오른손에 힘 주면 절대 볼을 제대로 칠 수 없다. 오른손에 잔뜩 힘 줘서 좋은 건 하나도 없다. 슬라이스만 날 뿐이다.

골프칼럼니스트(WGTF 티칭프로, 음향학 박사) yjcho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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