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손해액 인정제 도입…"허위 광고 구제 쉬워진다"

-지난 2일 표시·광고법 개정안 통과<br/>-손해액 인정제도 도입·무과실책임 원칙 삭제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앞으로는 거짓광고로 피해 본 소비자가 손쉽게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일 손해액 인정제도 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한 표시·광고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부당한 표시·광고에 대한 소비자 피해구제가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개정안 주요내용에는 손해액 인정제도가 도입됐다. 기존에는 부당한 표시·광고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가 소송 과정에서 손해를 얼마나 입었는지 직접 입증해야하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손해액 인정제도가 도입되면서 소비자의 손해액 규모를 법원이 정해주는 식이다. 가령 소비자가 아파트 분양 광고를 보고 구입했으나 거짓광고로 피해를 봤을 경우 이에 대한 손해정도를 직접 규명·명확히 하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이럴 때 해당 제도를 이용하면 법원이 변론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기초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해준다. 즉, 법원이 손해액을 어느 선까지 인정해 주는 셈이다.

아울러 손해배상청구권의 재판상 주장제한규정도 삭제됐다.

현행 부당한 표시·광고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은 사업자의 무과실책임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피해자는 공정위의 시정 조치가 확정되기 전까지 대법원 등을 통해 사업자의 무과실책임을 주장할 수 없었다.

무과실책임원칙을 보면 타인의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자가 그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불법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불법행위와 손해사이의 인과관계 △불법행위와 관련한 가해자의 고의·과실을 입증토록 돼 있다.

하지만 개정안에는 부당 표시·광고 피해자가 언제든지 사업자의 무과실 책임을 손해배상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한국소비자원과의 합동조사반 구성이 가능한 근거규정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소비자원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발생하는 표시·광고법 위반사건을 효율적으로 조사·대응할 수 있게 된다.

김정기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개정 법률은 공포 즉시 시행하되, 한국소비자원 직원과의 합동조사반 구성은 세부절차 등을 마련키 위해 공포 후 3개월 경과된 날부터 시행될 것”이라며 “시행되면 부당 표시·광고에 대한 소비자 피해구제가 활성화되고 사업자들의 부당 표시·광고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