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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인터뷰] ‘미스터 고’ 김용화…영화감독이 된 사창가 길목의 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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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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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화 영화의 2가지 키워드 ‘위로’와 ‘재미’

김용화 감독 인터뷰/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홍종선 기자= 김용화 감독의 영화에는 소통과 위로가 있다. 몸은 가까이 있지만 마음이 멀리 있는 관계의 소통을 시도하고, 화해를 통해 위안을 선사한다.

영화 ‘오! 브라더스’(2003)에서는 조로에 걸린 동생(이범수)과 불륜 사진으로 밥벌이를 하는 변변찮은 형(이정재), ‘미녀는 괴로워’에서는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지만 뚱뚱한 외모 탓에 대역 가수로 살아가는 여자(김아중)와 잘 나가는 음반 프로듀서(주진모) 사이에 놓인 마음의 벽을 낮췄다.

소통의 스케일은 커졌다. ‘국가대표’(2009)를 통해 비인기종목인 스키점프와 무심한 국민들 사이에 다리를 놓더니 ‘미스터 고’(2013)를 통해서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냉정한 조련사 소녀 웨이웨이(서교), 말하자면 동물과 인간의 교감에 카메라를 댄다.

지난 9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제 영화는 늘 같은 얘기를 하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고, 기왕이면 재미있게 얘기를 전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영화들을 관통하는 키워드 ‘위로’와 ‘재미’를 말했다.

영화 밖에서 보면 김 감독은 늘 따뜻한 유머로 상대를 웃게 만든다. 스스로도 만면에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이다. 따뜻한 캐릭터에서 위로의 힘이 나오는 걸까.

“아니에요. 저는 ‘나의 비겁함’ ‘실천하지 못한 용맹함’에 대한 뼈아픈 반성을 영화로 풀어 내는 겁니다. 제가 뭘 잘해서가 아니라 못하는 부분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로 작용하는 거죠.”

김용화 감독 인터뷰/ 사진=이형석 기자

김 감독은 또 굉장한 달변가다. 화술의 역사는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가 다니던 국민(초등)학교를 가자면 사창가 골목을 지나야 했어요. 그곳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제가 지나가면 불러 세우곤 했죠. 짓궂은 장난을 걸려고 했던 게 아니라 얘기할 상대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저는 스스럼없이, 왠지 쓸쓸해 보이는 그분들과 등하굣길에 얘기를 나누곤 했고 가끔은 용돈을 주시기도 했어요. 조그만 녀석이 얘기를 곧잘 받아 주니까 귀여우셨나 봐요.”


봄을 파는 여성들과 위로와 재미의 수다를 나누던 꼬마는 어른이 되어 영화감독이 됐다. 감독 김용화의 영화를 지배하는 키워드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고릴라가 야구하는 영화 보시며 할리우드 액션에서나 느꼈을 압도적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감동은 관객 각자의 감정 상태와 코드에 따라 덤으로 받으시면 좋겠고요. 이제 아픈 눈물 흘리지 않고, 웃으며 위로 받을 때도 되지 않았나요?”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개봉할 ‘미스터 고’는 오는 17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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