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홍콩 "간체자 사용, 화샤문화는 죽었다" 발언에 중국 발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7-17 15:0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홍콩 배우 황추셩 "대륙인들 절반이 번체자 읽지 못해"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내에서 한자 표기를 둘러싼 논쟁인 ‘번간지쟁(繁簡之爭)’이 다시한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국은 1956년 강희자전에 수록된 4만7035자의 한자(일명 번체자)를 2238자의 간체자로 통폐합한 뒤 사용하고 있다. 다만 홍콩과 대만은 번체자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간체자 사용이 전통문화 계승을 저해한다"는 목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간체자가 50년이상 사용되면서 이미 보편화됐고,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는 만큼 간체자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게 사실이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벌어졌던 번간지쟁은 이번에는 홍콩에서 촉발됐다. 홍콩 유명 배우 황추셩(黄秋生)이 지난 15일 본인의 웨이보를 통해 "대륙인들의 절반이 번체자를 읽지 못한다"며 "중국 대륙에서 화샤(華夏)문명은 죽었다"고 말한게 발단이 됐다. 화샤문명은 중국의 고대문명을 통칭한다. 황추성은 '무간도’, ‘엽문4’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배우다.

이 발언에 중국 대륙의 네티즌들이 발끈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번체자는 이미 죽은 글자며 번체자를 사용하자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또다른 네티즌들은 “중국인이 고대 역사서를 읽지 못하는 건 큰 문제”라며 그의 주장을 옹호했다.

웹상에서 불꽃튀는 논쟁이 벌어지자 황추셩은 이튿날인 16일 다시 한번 웨이보를 통해 "(한자를 사용하지 말고) 차라리 그냥 알파벳으로 이뤄진 한어병음을 쓰고 말아라"고 비꼬자 홍콩과 대륙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즈밍(墨之銘)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홍콩인이 화샤문화를 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한자는 고대로부터 모습이 변형되왔고 현재의 간체자로 이어졌다"고 공격했다. 이어 "중국 중앙정부가 간체자에 대한 홍보를 잘하지 못해 많은 유언비어가 생겨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촨퉈셰(穿拖鞋)라는 네티즌은 "황추성이 중국문화에 이토록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라며 "본인의 연기인생이 중국문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스스로 먼저 물어보라"고 비꼬았다.

이에 홍콩네티즌들도 거센 반격을 했다. 뱌오샹(彪湘)이라는 네티즌은 "번체자를 써왔던 중국이 과거 눈부신 문화를 발전해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홍콩은 현재 번체자를 쓰고 있으며, 홍콩대학은 칭화대학이나 베이징대보다 우수하고, 교육열 역시 홍콩이 중국대륙보다 높다"며 황추성을 옹호했다.

또한 왕야민(汪亞民)이라는 네티즌은 "한자는 갑골문에서 지금의 간체자까지 지속적으로 변해왔으니, 번체자가 화샤문명을 대표한다고 말하는 것은 과했다"라며 "화샤문명은 아직도 간체자를 기반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콩과 중국 대륙은 다같은 중화민족이니, 그만 싸우고 이쯤에서 논쟁을 그만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인기 기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