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간헐적으로 벌어졌던 번간지쟁은 이번에는 홍콩에서 촉발됐다. 홍콩 유명 배우 황추셩(黄秋生)이 지난 15일 본인의 웨이보를 통해 "대륙인들의 절반이 번체자를 읽지 못한다"며 "중국 대륙에서 화샤(華夏)문명은 죽었다"고 말한게 발단이 됐다. 화샤문명은 중국의 고대문명을 통칭한다. 황추성은 '무간도’, ‘엽문4’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배우다.
이 발언에 중국 대륙의 네티즌들이 발끈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번체자는 이미 죽은 글자며 번체자를 사용하자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또다른 네티즌들은 “중국인이 고대 역사서를 읽지 못하는 건 큰 문제”라며 그의 주장을 옹호했다.
웹상에서 불꽃튀는 논쟁이 벌어지자 황추셩은 이튿날인 16일 다시 한번 웨이보를 통해 "(한자를 사용하지 말고) 차라리 그냥 알파벳으로 이뤄진 한어병음을 쓰고 말아라"고 비꼬자 홍콩과 대륙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즈밍(墨之銘)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홍콩인이 화샤문화를 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한자는 고대로부터 모습이 변형되왔고 현재의 간체자로 이어졌다"고 공격했다. 이어 "중국 중앙정부가 간체자에 대한 홍보를 잘하지 못해 많은 유언비어가 생겨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촨퉈셰(穿拖鞋)라는 네티즌은 "황추성이 중국문화에 이토록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라며 "본인의 연기인생이 중국문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스스로 먼저 물어보라"고 비꼬았다.
이에 홍콩네티즌들도 거센 반격을 했다. 뱌오샹(彪湘)이라는 네티즌은 "번체자를 써왔던 중국이 과거 눈부신 문화를 발전해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홍콩은 현재 번체자를 쓰고 있으며, 홍콩대학은 칭화대학이나 베이징대보다 우수하고, 교육열 역시 홍콩이 중국대륙보다 높다"며 황추성을 옹호했다.
또한 왕야민(汪亞民)이라는 네티즌은 "한자는 갑골문에서 지금의 간체자까지 지속적으로 변해왔으니, 번체자가 화샤문명을 대표한다고 말하는 것은 과했다"라며 "화샤문명은 아직도 간체자를 기반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콩과 중국 대륙은 다같은 중화민족이니, 그만 싸우고 이쯤에서 논쟁을 그만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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