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은행장 취임 시 조직개편 차원에서 부행장들이 사퇴하는 것은 그동안 은행권에서 관례화됐었다.
하지만 이번 처럼 본부장까지 일괄 사표를 제출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지나친 '조직 흔들기'란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2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이건호 신임 은행장의 취임식이 노동조합의 반대로 무산된 직후 사내 방송을 통해 취임사가 낭독되고, 부행장 및 본부장들의 사표 제출 요구가 있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이날 사표를 제출한 부행장은 7명으로 알려졌다. 차기 행장 후보로 올랐던 김옥찬 부행장은 지난주 이미 퇴임했다.
더 주목받는 부분은 본부장들의 일괄 사표 제출이다. 국민은행 본부장은 55명으로, 이들 대부분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이 행장 취임식에 본부장들이 모두 모였는데, 취임식이 취소된 후 본부장들에게 현장에서 일괄 사표를 요구해 내게 됐다"고 전했다.
아직 사표가 수리되진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본부장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본부장 전원까지 사표를 받은 만큼, 대폭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늦어도 24일쯤 임원급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 할텐데, 신임 은행장이 너무 성급하게 조직을 흔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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