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국세청 세무조사 축소, 심사숙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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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2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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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욱 기자=최근 CJ·신세계에 대한 사정당국의 조사로 대기업 재벌가의 숨은 비자금과 자산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재벌들이 얼마나 정권의 수혜를 받고 쉽게 사업을 불려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정권에서 대기업들이 사세를 확장하는 동안 그 반대급부로 골목상권과 중소상인들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내수 위주의 기업들이 서민들을 상대로 사세를 확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올해 예정된 대기업 세무조사 횟수를 당초 계획보다 120개 줄일 모양이다. 세무조사로 인한 업계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대기업의 조직적인 반발에 정부가 굴복하는 듯한 인상이 짙다.

국세청이 당초 예정했던 세무조사 계획마저 약간의 반발로 중간에 수정하는 것은 국세행정의 원칙과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다.

또 공정한 세무조사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정책인 점을 감안하면, 국세청의 대기업 세무조사 축소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후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개인사업자 세무조사 비중은 0.1%에 불과한 상황으로, 미국과 일본의 0.25% 수준이다. 법인사업자 세무조사 비중도 우리나라가 1%, 미국 1.3%, 일본이 4.2% 정도로 한국의 세무조사 비중이 과하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CJ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도 재벌 총수 일가에 의한 수천억대의 탈세·횡령사건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철저한 세무조사는 조세정의를 바로세우는 가장 빠른 길이다.

세무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대상자 선정의 공정성과 조사 결과에 대한 폭넓은 공개를 통해 불식시키면 될 일이다.

세무행정에 대한 신뢰는 세무조사의 축소가 아니라 보다 철저하고도 공명정대한 실행에 있다. 이런 점에서 국세청의 대기업 세무조사 축소 방침은 심사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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