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계열 증권사가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계열사로부터 매출을 확대한 가운데 동양증권 측 내부거래 증가율은 재계 평균 대비 3배에 육박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자산총계 5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에 속한 12개 증권사는 올해 3월 말 끝난 2012회계연도 영업수익(매출)이 총 17조6231억원으로 1년 만에 8.30% 감소한 반면 계열사로부터 매출이 1244억원으로 44.65% 늘었다.
이 가운데 동양증권은 계열사 상대 매출이 같은 기간 76억원에서 168억원으로 122.48% 늘어나면서 전체 대기업집단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동양그룹 지주인 동양이 이 기간 동양증권으로부터 매입을 74억원에서 149억원으로 늘린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동양뿐 아니라 동양시멘트(19억원)와 동양온라인(1억원)도 동양증권 매출을 늘려줬다.
이에 비해 동양증권이 속한 동양그룹 재계 순위는 2011년 36위에서 이듬해 38위로 되레 2계단 떨어졌다.
나머지 증권사 내부거래 증가율을 보면 동부그룹 동부증권(93.05%), 현대자동차그룹 HMC투자증권(64.58%), SK그룹 SK증권(57.92%), 미래에셋그룹 미래에셋증권(48.65%) 4곳도 대기업집단 평균(44.65%)보다 높았다.
한화그룹 한화투자증권(38.38%)과 삼성그룹 삼성증권(36.68%), 현대그룹 현대증권(32.06%), 현대중공업그룹 하이투자증권(7.87%)도 내부거래가 늘었다.
감소세를 보인 곳은 한국투자금융그룹 한국투자증권(-31.14%)뿐이다. 교보생명보험그룹 교보증권ㆍ태광그룹 흥국증권은 2011년만 해도 없었던 계열사 상대 매출이 이듬해 각각 47억원, 2억원씩 발생했다.
동양증권은 내부거래 액수에서도 170억원에 육박하면서 삼성증권(408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를 모두 앞섰다.
두 회사를 빼면 미래에셋증권(130억원), SK증권(118억원), 한국투자증권(83억원), HMC투자증권(80억원), 하이투자증권(70억원), 동부증권(56억원), 교보증권(47억원), 현대증권(45억원), 한화투자증권(38억원), 흥국증권(2억원) 순으로 내부거래 액수가 많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ㆍ동양그룹 간 자산총계 차이를 감안하면 내부거래 증가율뿐 아니라 액수에서도 동양증권이 사실상 1위인 셈"이라며 "이 회사는 물론 대기업집단 증권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뒷걸음질을 치면서 계열사 의존도가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동양을 비롯한 계열사를 상대로 1회적으로 법인영업 실적이 늘어나면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 같다"며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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