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킴/사진 제공=CJ E&M |
'슈퍼스타K4' 우승자 로이킴은 오디션 때부터 수려한 외모와 재능, 학벌 등으로 큰 관심을 끌었고 지난 4월 선공개곡 '봄봄봄'으로 가요계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그는 히트곡 '봄봄봄'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가수 고(故)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멜로디가 유사하다는 지적과 함께 어쿠스틱 레인의 우크렐레 버전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non)'과도 비슷하다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싱어송라이터로 출사표를 던진 로이킴에게 표절은 큰 타격이다. 심경을 듣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정말 힘들죠. 무엇보다도 가수로서 큰 상처를 받았어요. '봄봄봄'을 쓸 때 논란이 됐던 곡들은 들어보지도 않았거든요.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데 거짓말을 했다고 하거나, 진실을 정확하게 모른 채 쏟아지는 독설들이 제게는 가혹하더라고요. 그러나 이런 시련을 통해 제 자신에게 냉철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환한 미소를 띄긴 했지만 수척해진 얼굴에서 그간의 아픔이 역력하게 묻어났다.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지금은 당연히 위축이 됐고, 한편으로는 너무 무섭기도 해요. 이번 계기를 통해 저를 안좋게 보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에 가슴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부담감이 생겼어요. 과거엔 음악을 즐기면서 했다면 지금부터는 음악을 좀 더 치열하게 할 생각입니다.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으로요."
로이킴/사진 제공=CJ E&M |
"처음부터 '1등을 해야겠다'고 음악을 만든 건 아니에요. 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작업했습니다. 타이틀곡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는 사랑에 대한 감정만을 말하고 싶었어요. 누군가를 한번이라도 좋아해봤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어요."
"경험을 토대로 썼느냐"라는 질문에 "나도 누군가를 좋아했고, 이루지 못한 사랑도 많이 해봤다"는 로이킴은 그러나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스물한 살 그가 사랑이란 감정을 잘 모른다는 건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앨범에서 묻어나는 느낌은 전혀 20대 초반답지 않다. 80년대 감성이 물씬 풍긴다.
"제가 이문세, 안치환 같은 선배님들의 곡을 어릴 적부터 들어서 그런지 제 감성 또한 선배님들을 많이 따라간 것 같아요. 제가 언어 구사력이 좋은 것은 아니예요. 그래서 가사를 쓸 때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거든요. 오히려 쉽게 풀어간 음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는 것 같습니다."
공감은 곧 대중성과 연결된다. 로이킴에게 대중성에 대해 물어보자 "노래가 세상이 나오기 전까지 대중들이 내 노래를 좋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대중성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알 수도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첫 앨범으로 정상에 오르기도, 표절논란으로 주저앉기도 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로이킴에게는 시간과 진심만이 해결책일 것이다. 그 역시 "진심을 말하다보면 언젠가 알아봐주실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런 아픔으로 인해 음악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지금 음악을 그만둔다고 해서 행복할까라는 고민을 해봤을 때 '아니다'라는 결론이 내려지거든요. 경험을 통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저 뿐만 아니라 남까지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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