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법, 어떻게 손질될까

민주 의원들, 국정원법 개정안 잇달아 발의<br/>새누리, 국정원 자체 개혁안 발표 후 9월 회기 때 논의

아주경제 주진 기자='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국정원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3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국정원법 개정안은 총 4건으로,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했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24일 국정원의 정치개입 행위에 대한 내부자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 행위를 알게 된 내부 직원에게 공익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른 보호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진성준 의원은 지난 6월 27일 국정원의 명칭을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변경하고, 직무에서 범죄수사 권한과 정보·보안업무의 기획·조정 권한을 폐지하도록 했고, 정청래 의원도 같은 달 19일 통신제한 조치를 하거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을 요청한 사항에 대해 주기적으로 국회 정보위원회에 관련사항을 보고하도록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민병두 의원도 국정원이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지시를 내릴 경우, 직원이 이를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당 지도부의 개정 방향과 다소 차이가 있고,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아 최종안이 도출되기까지는 손질이 불가피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원, 새누리당 등 여권에서는 국내파트 축소, 해외정보기능 강화 등의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야권도 이 같은 안에는 이견이 없지만, 민주당은 국내정보의 수집 권한을 최대한 축소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회 국정조사가 진행 중에 있고, 국정원에서 자체 개혁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발표 이후 여야가 논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국정원 개혁안을 내자는 입장이다. 발표 시기는 9월 정기국회 회기 중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미묘한 시각차가 있어 주목된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당과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검토에 초점을 둔 반면, 이인제 의원은 국정원과 청와대가 TF를 구성해 개혁안을 마련한 뒤 당이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국정원 직무범위와 국내파트 해체 여부를 두고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친이계 이재오·김용태 의원은 "국정원의 국내 정치개입 논란 자체를 없애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국정원 국내파트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 출신인 이철우 의원은 "국정원에서 국내파트는 대공정보, 방첩, 테러, 국제범죄 등 다섯 가지로 묶어놨다. 국내 정치에는 지금도 (관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북 관련 정보는 정치권뿐 아니라 경제·문화 등 모든 정보를 다 수집해야 한다"고 국내 파트 유지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