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SK 및 대만당국 등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달 31일 대만에서 체포될 당시 최재원 SK 부회장이 함께 있었던 사실이 확인돼 기획설을 부추겼지만, 최 부회장은 단순히 김씨가 재판에 나와 진실을 밝혀줄 것을 설득하기 위해 만났다는 전언이다. 그동안 김씨에게 재판에서 증언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체포 당일에도 입장에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최 부회장은 법원에서도 한달에 한 두번 김씨를 만난다고 진술했었다. 김씨와 최 부회장이 함께 체포된 것은 우연이라는 얘기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들도 속속 전해진다. 김씨는 체포 당시 운동복 차림의 가벼운 복장상태여서 사전에 체포될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 최 부회장은 김씨와 한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김씨가 체포되자 신분확인을 받고 풀려났다. 이를 두고 사전에 기획했던 것이라면 함께 체포되지도 않았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씨는 특히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는데 현지 변호인을 고용해 법률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씨가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태도로 해석될 수도 있다.
횡령 사건 혐의로 항소심 선고를 앞둔 최 회장 형제는 재판 막바지에 김씨를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했었다. 따라서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씨가 국내 송환될 경우 변론이 재개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으나 송환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당초 국내 검찰 등이 대만 당국과 김씨의 송환 여부를 두고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대만 당국은 정식 사법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김씨가 사법절차를 거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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