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과 환경규제 등 국내외 어려운 환경 속에서 RPS로 인한 다수 풍력단지 개발이 유일한 활로가 되어줄 상황이다.
11일 업계 및 해외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국내 풍력산업은 자연훼손 등의 환경규제와 인허가 문제에 막혀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국내 풍력발전 누적설치량은 483MW로 전 세계 풍력 설치량의 0.17%에 불과한 형편이다. 그나마도 덴마크 기업인 베스타스가 설치용량 281MW로 56.9%나 차지했다. 또한 최근 세계 최대 풍력시장인 미국이 부진해 대외 경기부진 여파가 국내에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시행된 RPS는 풍력업계의 살길을 열어주고 있다. RPS 이행실적 달성을 위한 일환으로 대단위 풍력단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풍력단지 개발에는 공기업 발전사와 민간기업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우선 전라남도에서 올해부터 200MW 육상풍력단지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여기엔 SK E&S와 포스코에너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양 4개사가 201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하고 두산중공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터빈을 공급할 예정이다.
총 10조가 투입되는 2.5GW 규모 서남해 해상풍력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KEPCO, 한수원 등 발전 6사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한국해상풍력)을 설립했고, 내년 초 발주되는 실증단계(100MW) 사업에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효성이 터빈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대표적 에너지기업인 SK가 석유와 LPG, LNG 및 LNG발전 등을 넘어 풍력발전에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육상풍력 개발에 참여하는 SK E&S뿐만 아니라 SK건설도 한국전력기술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울산 북구 정자 앞바다에 총 사업비 8000억원, 196M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5년 착공해 2017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K는 ‘글로벌 종합에너지 기업’이란 비전을 세우고 이처럼 에너지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RPS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목적으로 지난해 처음 시행됐으나, 첫해 이행실적이 64.7% 달성에 그쳤다. 의무공급량은 해마다 더욱 늘어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치 수요는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환경규제와 발전소 건설 반대민원 등 해결해야 할 난관이 많다. 해외경제연구소 강정화 책임연구원은 “국내 풍력산업 내수시장 활성화를 통해 MW 당 6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 풍력기업의 해외진출 초석을 다질 수 있다”며 “인허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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