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사교육…이제는 '영유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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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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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시시장 포화상태로 업체들 영유아 대상으로 눈 돌려…정부는 사실상 손 놓고 있는 실정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바야흐로 영유아 사교육 시대다. 이제 취학 전 아이들도 모자라 유치원 입학 전 3~6세 아이들 대상 사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대전·온양 등 충청 주요 지역에서 중·고생 대상 프랜차이즈 학원 여러 곳을 성공시켜 지역에서 '학원왕'으로 통한다는 김철호씨(50)는 최근 서울을 자주 오가고 있다.

이유는 4~6세 영유아 대상 사교육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갈아타기'를 위해 여러 업체의 본사를 방문해 상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제 마지막 블루오션은 유치원 입학 전 영유아 대상이라 보면 된다"면서 "중·고생 보습학원은 이제 '끝물'이다. 포화상태인 데다 수능이 EBS에서 출제되는 영향으로 학원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면서 "영유아 대상 학원이 초·중·고생 학원에 비해 고정비가 적게 드는 등 상대적으로 장점도 많아 업종 변경을 적극 추진 중이다"라고 털어놨다.

김씨 외에도 산업 트렌드에 민감한 여러 사람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기존 업체들 역시 중소기업·대기업 할 것 없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초·중·고생 대상 사교육은 포화상태인 데다 정부의 입시정책을 사교육 억제로 풀다 보니 대상 연령대를 '입시'와 관계없는 쪽으로 낮춰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유아 공통교육인 누리과정 확대 시행으로 유아 사교육업체들이 덩달아 활성화되고 있다.

동양증권 김남국 연구원은 "여성 경제활동 참여에 따른 맞벌이 가구 증가로 교육비 지출 여력이 확대됐고, 유아 조기교육에 대한 관심 제고로 사교육비 지출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면서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유아교육 지출은 현재 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영유아들이 고등학생보다 사교육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만 3세부터 취학 전 유아가 있는 가구 2500곳을 대상으로 사교육 참여 여부를 조사한 결과, 71%가 정규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교육과는 별도의 사교육을 했다. 이는 고등학생 사교육 참여율보다 높은 수치다. 유치원이나 보육시설에서 실시하는 특별활동까지 더하면 그 비율은 무려 99.8%에 달한다.

응답자의 42.7%가 유아 교육비 부담에 추가 출산을 포기했다고 답해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얼마전 '영유아 사교육 포럼'을 발족하고 영유아 사교육을 잡기 위해 나섰다.

특별활동 및 유아영어전문학원, 고가의 교구와 학습지, 학예회 대비 댄스과외, 사교육 대리모까지 다양한 사교육의 실태를 파악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포럼의 임미령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 이사장은 "영유아 사교육 시장은 국가 관리의 사각지대로 방치되어 있다"면서 "담당 부처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있는 데다 전담반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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