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NLL 회의록 열람’ 서울고법·지법에 영장 청구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등 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13일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기록물을 열람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중 결정될 전망. 서울고법원장이 압수영장을 발부한다면 지난 2008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벌어진 ‘국가기록물 유출사건’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열람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통령 지정기록물을 열람하려면 서울고등법원장의 압수수색 영장이, 일반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하려면 서울중앙지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이 필요하다.

또 검찰은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문서관리 시스템인 ‘이지원’ 시스템도 재구동할 계획이다.

검찰은 그동안 이지원과 청와대 비서실 기록관리 시스템(RMS), 대통령기록물 관리시스템(PAMS·팜스), 국가기록원 내 기록물 열람 시스템 등에 대한 사전 조사 작업을 벌여 왔다. 이지원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한 관계자들과 전 청와대 관계자, 국가기록원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전산체계 등 프로그램에 대한 기초 조사도 했다.

이지원 등의 시스템이 복잡해 무작정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기록원을 방문했다가는 회의록 존재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에게 보고된 기록물은 이지원→ RMS→ 이동식 하드디스크→ PAMS(팜스) 등 4단계를 거쳐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회의록이 삭제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만큼 관련 CCTV나 로그 기록 등도 모두 들여다볼 예정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압수수색 대상과 달리 압수물을 외부로 반출하기가 어려운 국가기록원의 특수성을 고려해 여러 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해 확인 작업을 벌일 것”이라며 “실제 대화록 존재 여부가 파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