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재규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는 자동차이자 영국적인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명차 브랜드다.
하지만 재규어라는 이름을 갖기까지는 또 다른 사연이 존재하고 있다. 재규어는 원래 자동차 판매원 출신의 영국인 월리엄 라이온스가 모터사이클 사이드카를 제조하던 윌리엄 웜슬리와 함께 1922년 만든 스왈로우사이드카(Swallow Side Cars, SS)가 모태다.
1931년 여름, 첫 SS 시리즈의 자동차를 선보인데 이어 1936년 최고 시속 160km, 제로백 10.5초에 이르는 SS 100 자동차를 생산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발발한 세계 제 2차대전. 이 전쟁 이후 SS라는 회사명은 역사에만 자리하게 된다. 그 이유는 독일의 나치 친위대(Schutz Staffel, SS)의 약자와 회사명이 같았기 때문이다. 이에 1945년 본격적으로 재규어라는 이름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1950년대 초 재규어는 자동차 경주에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처음에는 XK시리즈로 뛰어들었고 나중에는 C-타입과 D-타입의 경주차를 별도로 만들었다. 재규어는 스포츠 자동차 내구 경주인 르망 24시에서 C-타입으로 1951과 1953년 두 차례 우승, D-타입으로 1955~57년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총 5번이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재규어는 1961년 3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로 손꼽히는 E-타입을 출시한다. 영국의 명문 디자인학교 러프버러 출신의 말콤 세이어가 속도를 극대화하면서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항공기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응용하여 디자인한 E-타입은 완성도, 성능, 스타일링, 드라이빙 만족감 등 자동차에 요구되는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차로 인정을 받았다.
특히 재규어는 출시 이래 ‘라이온스 라인’이라 불리는 독특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립하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창립자 윌리엄 라이온스 경의 이름에서 유래한 ‘라이온스 라인’은 4개의 헤드라이트와 보닛의 곡선으로 이어지는 재규어 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말한다.
재규어의 독특한 디자인의 원형은 정글의 맹수 재규어에서 출발하는데 이는 우아한 영국 신사와 같은 아름다운 외관을 갖추면서 도로에서 엄청난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재규어의 날카로움과 맞닿아 있다. 상대적으로 낮고 긴 재규어의 차체는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부여하여,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과 구별되는 재규어 만의 고유한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재규어는 디자인 디렉터 이안 칼럼을 만나며 또 한 번 진화한다. 2007년 이안 칼럼의 주도로 제작된 콘셉트카 C-XF와 이의 양산형 모델인 XF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세계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스포츠 쿠페 스타일의 5인승 세단 XF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미래형 자동차로 평가 받았다. 이후 2009년 XF의 고성능 버전인 XFR이 등장했다. 이는 재규어 역사상 가장 빠른 차로 등록된 FR프로토타입의 양산형 모델이며 질주 본능의 야수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파리모터쇼에서 진보된 기술과 능동적인 디자인의 만남으로 탄생한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스포츠카 F-타입을 선보이며 이안 칼럼이 그려낸 유혹적인 선의 디자인, 초경량 알루미늄 차체 기술과 스포츠카 엔진이 만들어낸 가공할만한 퍼포먼스, 첨단 기능을 내장한 혁신적인 기술력까지, 스포츠카가 구현해 낼 수 있는 궁극의 가치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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