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와 캐디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리드 부부가 윈덤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 그린에서 퍼트라인을 살피고 있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18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시지필드CC 10번홀(파4). 미국PGA투어 윈덤챔피언십에서 4라운드합계 14언더파 266타로 공동 선두를 이룬 패트릭 리드(23)와 조던 스피스(20·이상 미국)가 연장 두 번째 홀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리드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그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볼 낙하지점 근처는 OB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캐디를 맡은 아내의 얼굴을 보자 마음이 더 찢어질 것같았다”고 나중에 털어놓았다.
그러나 조금 후 자원봉사자들이 페어웨이로 뛰어나와 볼이 코스에 떨어졌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지옥에서 빠져나온 듯한 기분으로 되돌아간 리드는 ‘승부는 이제부터’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볼은 코스에 멈췄으나 맨땅이다시피한 곳에 나뭇잎과 잔가지 등이 널려있었다. 더욱 볼은 발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야구 스윙을 해야 했다. 플레이선에는 나무가 가로막혀 있었고 깃발도 보이지 않았다. 드로를 구사해야 할 판이었으나 나무때문에 스트레이트 샷을 칠수밖에 없었다. 7번아이언을 들고 4분의 3스윙으로 쳐낸 그의 볼은 그린에 오르더니 홀옆 2.1m 지점에 멈췄다. 이미 볼을 그린에 올린 스피스조차 “내가 본 최고의 샷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정도였다. 리드 자신도 그 샷을 “내 생애 최고의 샷”이라고 표현했다.
스피스의 3.6m거리 버디퍼트가 홀을 돌아나온 것을 본 리드는 침착하게 버디퍼트를 넣고 아내와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리드는 지난해 12월 저스틴과 결혼하기 전까지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저스틴과 결혼하고 아내를 캐디로 고용한 뒤부터 일이 잘 풀렸다. 지난해말 퀄리파잉토너먼트를 통과해 올해 투어카드를 받았고 23개 대회에 나와 우승을 포함해 10위안에 다섯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한편 재미교포 존 허(23)는 합계 12언더파 268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존 허는 3라운드까지 리드와 공동선두로 나서며 지난해 2월 마야코바클래식 이후 1년6개월만에 통산 2승째를 노렸으나 올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최경주(SK텔레콤)는 3언더파 277타로 공동 37위, 배상문(캘러웨이)은 1언더파 279타로 공동 52위, 위창수(테일러메이드)는 이븐파 280타로 공동 60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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