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저가 의류 브랜드로 평가를 받았던 이랜드는 중국 진출 후 연평균 두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며 중·상류층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고급 브랜드로 거듭났다.
게임업체인 스마일게이트는 레드오션이 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 시장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6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우량 기업이 됐다.
올해로 한·중 수교 2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부푼 꿈을 안고 중국 대륙에 진출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앞선 기술력과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우여곡절 끝에 실패를 맛보고 물러나기도 했다.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은 중국에서 39개 생산법인과 46개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며 직원 수는 11만명을 헤아린다. 중국 매출은 연평균 23%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중국 매출 1000억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은 “앞으로 금융과 건설, 의료, 정보기술(IT), 호텔 등의 업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33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 2003년 13만대에서 불과 10년 만에 10배로 증가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7월 말까지 90만대 이상을 팔아치웠다. 올해 전체 매출은 400억 위안(7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충과 판매망 강화, 맞춤형 라인업 보강 등을 통해 중국 내 위상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새로운 한·중 경제협력 시대를 여는 데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SK는 2010년 255억 위안(4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중국 매출이 지난해 637억 위안(11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편입된 효과가 컸지만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중장기적 안목으로 중국 사업을 추진해 왔던 경영진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많다.
한화도 중국에서 9개 현지법인과 10개 지사를 운영하며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는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기업이다. 토착화 경영과 신사업 육성으로 오는 2020년에는 중국에서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제2의 창업을 이룰 계획이다.
지난 21년 동안 한국과 중국 간의 하늘길도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겪었다. 지난 1994년 8월 베이징 등 4개 도시에 노선을 개설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던 대한항공은 현재 취항 도시를 26개로 늘렸다.
대한항공과 같은 해에 중국에 진출한 아시아나항공도 최초 취항 노선은 2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31개 노선으로 확대했다. 국내 항공사 중 최대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만 중국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게 아니다. 1996년 중국에서 첫 브랜드를 론칭한 이랜드는 현재 스코필드와 로엠 등 34개 브랜드를 6000여개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론칭 당시 25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1인칭 슈팅게임인 ‘크로스파이어’를 앞세워 지난해 매출 2015억원, 영업이익 1346억원을 기록한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는 대부분의 실적을 중국에서 거두고 있다. 중국 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크로스파이어는 누적 가입자만 3억명에 달한다.
반면 야심차게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신 기업도 적지 않다. STX는 중국 다롄에 선박 종합 생산기지를 건설하며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업황 악화로 꿈이 사라졌다. 2008년 이후 조선업 불황이 가속화하면서 그룹은 공중분해 위기로 내몰렸고 STX다롄 역시 새로운 매수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마트도 중국에서 국내보다 많은 105개의 점포를 운영할 정도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 중국법인의 순손실 규모는 4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도 중국 내 1호 점포였던 베이징점을 중국 유통업체인 인타이에 넘기는 아픔을 맛봤다. 국내 영업방식을 고집하다가 매년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게 되자 결국 포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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