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재판 종결…진술 번복 이유는?

한줄기 정치적 희망 때문

[사진=지난중급법원 웨이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닷새간에 걸쳐 진행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에 대한 재판이 26일 완료됐다. 법원은 보시라이의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 혐의에 대한 공개 재판을 이날 오후 1시를 끝으로 종결한다며 향후 판결결과는 향후 발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앞서 재판 첫날인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에 걸쳐 보시라이의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 혐의에 관한 증거를 검증하는 절차를 진행한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보시라이 재판 마지막날인 이날 오전 8시30분(현지시각) 재판을 속개해 유무죄를 본격적으로 다퉜다.

앞서 열린 재판에서 보시라이는 과거 당 감찰기구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자백을 번복하며 뇌물 수수와 공금 횡령, 직권남용 혐의를 모두 부인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시라이는 26일“당시 자백을 한 이유는 공산당적을 유지하고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것이라는 한 줄기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 해 3월 충칭시 당 서기에서 해임된 보시라이는 4월부터 당 정치국원 자격을 정지당한 상태에서 당 기율검사위의 조사를 받았으며, 결국 11월 당적을 박탈당하고 정치국의 쌍개(공직박탈과 동시에 출당조치하는 것) 처분을 받았다.

보시라이는 이날에도 검찰이 제시한 각종 증거와 증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혐의를 조목조목 부인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 보시라이의 죄질이 매우 엄중한 데다가 죄를 시인하지 않은만큼 법적으로 가볍게 처벌할 사안이 아니다"며 "반드시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보시라이가 혐의를 인정한 자백서가 공식 사법기관이 아닌 당 감찰기구 조사에서 이뤄진만큼 자백의 법적 효력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중국 저명 변호사인 천여우시(陳有西)는 중국 공산당 최고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정당 기구로 사법조사권이 없다며 보시라이의 자백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대만 중앙통신(CNA)이 25일 전했다.

이번 재판서 검찰이 결정적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쉐린(楊學林) 변호사는 26일 홍콩 밍바오(明報)를 통해 “검찰 측 증거가 확실히 부족하다”며 “증인의 증언으로는 부족하며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시라이 재판이 완료되면서 판결 결과는 내달 초쯤 나올 것으로 중화권 매체들은 예상했다. 앞서 보시라이와 마찬가지로 공산당 정치국위원 신분으로 사법처리된 천시퉁(陳希同) 전 베이징 당서기,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당서기의 경우 재판 후 판결까지 각각 11일, 16일이 소요됐으며, 구카이라이(谷開來)와 왕리쥔(王立軍)은 11일, 6일이 소요됐다. 처벌은 최대 징역 20년이나 사형 집행유예로 전망되고 있으며, 보시라이가 항소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