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랑한 사람, 구본주' 10주기 추모전

성곡미술관 10월 13일까지..작고전까지 제작한 작품 90점 전시

구본주 10주기 추모전이 열리고 있는 성곡미술관.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2003년 37세로 세상을 떠난 '청년 조각가' 구본주의 10주기 추모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은‘세상을 사랑한 사람, 구본주’를 타이틀로 작가가 고교시절부터 작고 직전까지 제작한 작품 중 90여점을 전시한다.

구본주의 치열한 작업정신을 엿볼 수 있는 포천 작업실 유작과 국립현대미술관,모란미술관, 성곡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 소장품, 개인 소장가들의 소장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노동자와 서민들의 구겨진 삶과 삶의 주름을 어루만지던 구본주의 따스한 호흡이 전시장에 가득하다.

구본주는 우리 삶과 역사, 정치, 사회 문제 등을 진솔하게 담아낸 ‘현실주의 조각’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1980년대 말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적 격랑과 척박한 생산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들의 주름과 구겨진 삶의 풍경을 놀라우리만큼 직설적인 감각으로 진솔하게 빚어내었다.

구본주, 혁명은 단호한 것이다_1992_나무,철_60x35x45cm

전시는 20여 년에 이르는 그의 작업 여정을 ‘세상-역사/시대정신(1986-1994)’, 사람-사회/현실비판(1992-1997)’, ‘사랑-삶/현실(1997-2003)’의 3개 부문으로 나눠 구성했다.

대표작뿐 아니라 에스키스, 영상 등 미공개 작품과 자료, 평소 사용했던 작업 도구 등을 만날 수 있다.

성곡미술관 박천남 학예연구실장은 "작고작가의 작품을 이렇듯 완전한 상태로 한자리에 모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대중과의 강력한 소통구조와 당대 현실이슈를 치열하고 치밀하게 반영해내었지만, 시장과 제도가 철저히 구본주를 외면한 탓에 그의 걸작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박천남 실장은 "이번 추모전이 작가들에게는 긴장과 깨달음을, 현대사회 속에서 삶의 좌표를 쉽게 잃어가며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는 한 예술가의 전기를 넘어 작가가 사회를 바라보았던 시선을 공유하고 동시대를 새롭게 인식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10월 13일까지. 관람료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phone].

구본주. 배대리의 여백, 1993_나무,철_200x100x20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