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29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5회 KERI포럼 조찬 강연회에 참석해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여성 인재 활용에 기업이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29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5회 KERI포럼 조찬 강연회에 참석해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공정한 진입의 기회 △고용상태 유지 △재진입의 기회 등을 언급했다.
그는 “진입의 기회 측면에서 보면, 여성의 초기사회 진입 정도는 많이 양호해졌고, 이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도 어느 정도 만들어진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용상태 유지 측면에서 보면, 여성들은 20대에 사회에 진입하여 30대에 경력 단절을 많이 겪는다. 고졸 여성은 경력단절이 있어도 40대에 재진입할 기회가 있지만 대졸 여성은 한번 고용시장에서 탈락하고 나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경력단절이 나오는 이유로 육아(장시간 근무가 어렵다, 우리나라는 장시간 근무 문화), 가사문제(아직도 남녀 가사분담은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유연근무 활용도 저조(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을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이와 같은 경력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은 연간 128조원, GDP의 14.2%(대졸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못해 발생하는 국가 전체의 경제적 손실), 잠재소득 손실은 GDP의 4.9%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우리나라와 일본이 여성의 경력단절이 높은 국가인데, 일본은 최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많이 높아졌다. 여성이 출세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로 꼽힐 정도”라고 강조했다.
또한 “45개국 대표 기업들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여성 임원 비율은 44위, 코스닥 상장사에서도 3%대에 불과한데 이 또한 비상임이사까지 포함한 수치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편”이라며 “그만큼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 현상이 크며, 여성인력은 20대에 약진하지만 30대에 경력단절을 겪기 때문에 그 이상 올라가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여성과 남성이 육아와 가사에 있어 분담하지 않는 이상 여성 인재의 활용도를 높이기는 어려운 시대에 와 있다. 이를 위해 기업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한데 가족친화기업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정부에선 이를 위해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도’를 준비하고 있는데, 2017년까지 이러한 기업을 1000개까지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받으면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점차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을 통해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을 공시하는 항목을 만드는 것도 그 예다.
조 장관은 “ 모 기업에서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받은 후 입사지원율이 100대 1에서 1000대 1이 됐다고 한다”며 “이 회사는 회사만이 아니라 직원들까지 진심으로 생각하는 회사구나, 라는 생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인재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각 기업과 산업마다 여성들이 시간제로 일하면서도 정규직과 같은 혜택과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여러 조건들을 파악,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조 장관은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여성인재의 비율을 몇% 이상 달성하라는 목표치를 주곤 하는데, 그런 식으로 일괄 목표 수치를 주는 것보다 각 기업, 산업별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목표치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한 방법들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여성인재풀을 확보하고, 여성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관련 지원 시스템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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