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서울시청 전체 공무원의 단 1% 가량만 참여하고,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업무 외 시간을 쪼개 자발적으로 힘든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단체는 어디일까.
바로 '서울시청 나눔과봉사단(회장 조성주)'으로 직원들의 봉사활동 동아리다. 현재 등록회원은 170여명이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활짝 열어놨다.
평균적으로 매월 한 차례 주말에 도심 곳곳의 소외이웃을 찾아 나선다. 내부 업무용 게시판을 통해 그들의 예정된 발자취를 공유하고, 자원봉사자를 지속적으로 받는다.
이 단체의 전신은 2009년 결성된 상시적 자원봉사 기구인 '하트리더'로 볼 수 있다. 당시에는 각 과(부서)마다 특정 인원을 선발, 산하기관과 함께 정기적으로 노인복지시설 등에 도움을 줬다.
그러다 2011년 잠시 침체기를 겪다 그해 10월 동아리로 아예 형태가 바뀌었다. 이때 집행부에 본격 뛰어들어 운영체계를 개선, 제2의 도약을 실천한 게 지금의 조성주(도시안전실 소속·사진) 회장이다.
조 회장 명함 뒷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쓴 '당신들의 봉사가 서울시를 빛내고 세상을 밝힙니다'란 응원의 메시지가 있다.
나눔과봉사단의 가장 큰 특징은 가족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다. 가정 구성원과의 모자란 대화 시간을 봉사현장에서 나누고, 같이 구슬땀을 흘린다는 취지다.
이들은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던 지난 7월 폭염에 취약한 동대문쪽방상담센터에서 어르신들에게 수박과 삼계탕을 대접했다. 비좁은 상담센터 옥상에 버너를 설치하고, 한켠에서는 김치를 날랐다. 봉사단원 모두 등줄기에서 연신 땀이 흘러내렸지만 얼굴은 무척이나 밝았다.
제68주년 광복절인 8월 15일에는 종로구자원봉사센터, 참사랑봉사회와 공동으로 '태극기 거리행진' 프로그램을 주관했다. 평소 자원봉사와 더불어 국경일 등에는 바른 의미를 되새기는 캠페인도 벌인다.
최근에는 오는 15일 열리는 한일축제한마당 자원봉사자들의 오리엔테이션을 돕기도 했다. 자체 행사는 아니지만 외부 협조에 따라 전국에서 지원한 봉사자 550여명의 교육을 담당한 것이다.
나눔과봉사단은 이달 중순께 종로 관내에 거주하는 생활이 어려운 가정과 보훈대상자에게 쌀, 생활용품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조성주 회장은 "평소 업무습관 때문에 시민들과 마음을 터놓고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공유하고 더불어 행복해야 한다는 게 우리활동의 근본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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