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욱의 알루미늄판에 바늘로 그린 그림..삶의 냄새 진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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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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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14일까지 청담동 박영덕화랑서 개인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알루미늄판에 바늘로 그린 그림은 3D처럼 생생하다.

캔버스와 붓 대신 알루미늄판을 선택한 작가 한영욱(51)의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극사실화는 오히려 초현실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보송보송 솜털과 쭈글쭈글 주름보다 끌어당기는건 인물들의 눈빛이다. 드글드글한 욕망에서부터 초연함까지 삶의 냄새가 진득하다.

알루미늄 판에 전동 드릴이나 바늘로 스크래치를 내 스케치를 한 뒤 그 위에 유화를 칠하고 다시 스크래치를 내는 방법으로 그린 인물화는 하루 20여시간씩 꼬박 열흘이 걸리기도 한다.

미친 존재감을 보이는 그림처럼 작가는 집념의 승부사다. 40대에 늦깎이로 화단에 데뷔한 작가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갖은 고생 끝에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곤두선 삶의 비늘을 고스란히 담아 미술시장에 진입한 그는 2006년에는 단원미술대전 최우수상등 각종 미술대전을 휩쓸었다. 바람에 휘날리는 털을 실감나게 묘사한 강아지 작품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개의 순진무구한 표정에서 차츰 사람의 얼굴 쪽으로 관심 영역을 넓혀 갔다. 2010년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선 낙찰 추정가의 5배가 넘는 7000여만원에 초상화가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인물화는 강형구작가와 비교되기도 한다. 마릴린먼로 고흐등 아이콘의 얼굴 그리는 강형구 작가도 알루미늄판에 그린다.

작가는“강형구 선배의 경우 페인팅에 더 기반을 둔다면 저의 그림은 스크래치가 많고 입체적”이라며 "인물에서 누드화로 옮겨 신작을 선보인다"고 했다.

이전엔 인터넷에서 검색한 익명의 인물을 그려냈다면 이번엔 주변인물의 얼굴과 누드화을 담아냈다.

“날것의 삶에 그대로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익명의 인물에선 왠지 모르게 사회적 조미료가 가미됐다면 지인들에게선 재료 그 자체로 맛이 났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작업한 신작을 들고 5일부터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삶’을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자화상을 비롯해 포르노 여성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은 누드화, 부둥켜안은 나신의 부부화등 20여점을 선보인다.전시는 14일까지. (02544-8481.
포르노 여성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은 누드화 ‘꿈’. 박영덕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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