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리아 정권에 국제사회 침묵 못해”

아주경제 홍한울 워싱턴 특파원·이광효 기자= 미국이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시리아 사태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군사개입을 승인하는 의회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국은 시리아 사태 군사개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이에 동참하거나 최소한 지지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설사 의회의 승인을 얻더라도 국제사회의 지지나 동참 없이 시리아 사태에 군사개입을 하면 미국 정부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반발과 후유증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지지나 동참 없이 시리아 사태에 군사개입을 한 후 민간인 사상자들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일 등이 생기면 최악의 경우 미국의 도덕성은 치명타를 입어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해 프레드릭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국민에게 화학무기 사용이라는 야만적 행위를 한 시리아 정권에 국제사회가 침묵할 순 없다"며 "이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더 많은 공격 위험과 다른 국가도 이런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것은 내가 아니라 국제사회였다"며 "레드라인을 넘은 행위에 아무런 조처가 없으면 국제사회와 미국 의회의 신뢰성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을 달리하면 우리는 보다 빨리 무고한 희생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시리아 사태에 대해 "최소 10개국이 군사개입에 참여할 의사를 나타냈다"며 "미국은 시리아 군사개입에 우호적인 세력을 형성하기 위해 100개국 이상을 접촉했다"고 말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P 통신 및 자국 TV방송 '제1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군사공격에 대한 승인은 유엔 안보리만이 할 수 있다"면서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책임이 확인되면 러시아도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을 승인할 수 있을 것이고, 이 경우 러시아도 시리아에 대한 단호한 행동(군사공격)에 가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전체회의를 개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하기 위한 제한적인 군사작전을 승인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을 찬성 10표, 반대 7표로 통과시켰다.

통과된 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60일 동안 시리아의 군사목표물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함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이 있으면 이를 30일 연장 가능함 등이다. 전투를 위한 지상군 파병은 승인하지 않았다.

상원은 이르면 오는 9일부터 전체회의를 개최해 관련 심의·표결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