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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펜할리곤스 사토리얼> |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다른 소비는 다 줄이고 1~2개 품목으로 사치를 즐기는 '로케팅(rocketing)현상'이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02년 보스턴컨설팅 그룹이 낸 보고서에 처음 언급된 '로케팅'이란 용어는 사람들이 경제상황을 두려워할 때 기쁨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소비하며 위로를 얻는데서 탄생된 신조어다.
장기 경기침체와 부동산 경기 악화로 가계소비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은 싼 생필품은 찾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특정 용품에는 아낌없이 지출하는 고급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5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닉구딸·펜할리곤스·조말론 등 20~40만원대의 고급 향수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펜할리곤스의 인기 제품 '오렌지 블로썸'은 한 병의 가격이 30만원을 호가하지만 제품이 수시로 품절돼 2~3주간 대기하는 고객도 많다. 수입 화장품 브랜드 성장세가 꺾이고 중저가 브랜드숍 마저 역신장으로 돌아서는 현 상황과 비교했을 때 한 개 가격이 4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향수가 불티나게 팔린다는 사실은 이례적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고급 향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화장품 매출 증가폭이 2.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고급 향수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40% 올랐다.
향수 업계 관계자는 고급 향수 열풍에 대해 "적은 돈으로 명품을 소비할 수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과 순간의 호사를 통해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니치퍼퓸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고급재료, 수백 년간 지켜온 블렌딩 노하우, 영국왕실문장 사용 등 고급스러움이 커질수록 더 많이 열광한다"고 덧붙였다.
로케팅 현상이 확산되면서 30만~12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급 헤드폰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박태환 헤드폰으로 유명한 미국 몬스터 사의 '비츠바이 닥터드레'가격은 20만~50만원에 육박하지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프리미엄 라인인 'DNA'도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덴마크 음향업체인 뱅앤올룹순 역시 최근 30만원대 헤드폰과 이어폰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브랜드 인기 상품인 A8과 3i는 각 26만원, 30만원이다.
미국 음향업체인 슈어는 120만원대 이어폰인 'SE846'의 국내 판매를 본격 시작했다. 이 제품은 4개의 고성능 마이크로 드라이버를 탑재해 고음역을 선명하게 전달해주고 저음역을 그대로 구현해주는 고급 이어폰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액세서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고가의 이어폰 시장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며 "제품 판매 평균 가격도 2010년에 비해 약 22%올랐고 시장 규모도 지난해보다 4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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