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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익률을 관리받고 있더라도 2008년 펀드열풍이 불 때 가입했던 투자자는 대부분 현재 손실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적립식이기 때문이다. 적립식 투자가 안전하다고 인식 된 것은 바로 매월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시스템이어서 평균매수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라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적립식 투자를 할 때 가입시기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헛소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간단히 대학교에서 전체 평점과 개별과목의 관계라고 보면 된다. 즉, 1학년 평점을 C나 D로 깔아버리면 4학년때 아무리 공부를 해도 전체 평점은 쉽게 오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만약 당신이 10만원씩 1년간 적립식 투자를 했을 때 13개월째의 10만원이 가지는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는 원금의 1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정말 운이 좋아서 13개월째 주가가 반토막이 난다고 해도 겨우 6분의 1의 효과 밖에 나지 않는다. 물론 1년 뒤 주가가 반토막 나도 투자를 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취업은 해야 하는데 전체 평점이 낮다면 말이다. 올해 안에 결혼을 해야 하고 이사를 가야 하는데 펀드는 여전히 손실 중이라면. 그렇다면 방법이 없다. 재수강을 하거나 전략적으로 보다 많은 학점의 과목을 선택하고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이를 투자에 적용하면 손해가 난 펀드를 과감히 환매해 수익이 난 펀드에 합치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매수를 하고 수익이 나면 빠져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적립식이라는 맹점 외에도 펀드 자체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로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이곳에서 다 설명하기는 힘들다. 다음 글에서는 왜 손실 중인 펀드를 환매해야 하는지, 펀드의 비밀에 대해 설명하겠다.
권의중 위드에셋 수석투자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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