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한 시리아 사태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강력한 동맹이기 때문에 이런 중재안으로 무력사용 없이 화학무기 위협을 제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당초 이르면 이달 초순으로 예상됐던 상·하원의 군사 개입 결의안 표결을 연기할 것을 의회 지도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시리아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을 지시했다”며 “본인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동맹국 정상들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기자들에게 “시리아가 보유한 화학무기를 국제적 통제에 맡겨 이를 파기하도록 촉구했다”며 “이렇게 하면 시리아가 미국 등 서방이 계획 중인 군사공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회담 중에 무알렘 장관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있었던 화학무기 공격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소행이며 외교적으로 시리아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군사 개입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알 아사드 정부가 어린이 수백 명을 포함해 수천 명의 사람들을 가스에 질식시켜 숨지게 했다”며 “누구도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하고 우리는 아사드 정권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또한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병사들이 사린가스를 만들고, 방독면을 배포하고, 로켓을 발사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의) 중재안이 성공할지 예상하기는 이르다”며 “어떤 합의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포기) 약속을 지킨다는 점을 확인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군에 군사개입을 위한 준비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며 “아사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만약 외교가 실패하면 대응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 사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 다른 독재자들도 이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할 이유가 없게 된다”며 “화학무기 사용 금지가 실패하면 다른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금지도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에 군사 개입을 하더라도 지상군은 투입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같이 시한이 없는 전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리비아나 코소보와 같이 장기화하는 공습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은 작은 상처만 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한적인 공격만으로도 아사드 정권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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