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증권사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학계에서는 사외이사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맡는다는 점에서 독립성 훼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사외이사 활동 내역을 공시한 11개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 동양증권 등 2개 증권사가 최근 5년 간 사외이사 소속기관에 3억원의 기부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오종남, 유영상 사외이사가 교수로 재직 중인 서울대학교에 지난 2009년 1억원을 기부했다. 동양증권은 조동성 사외이사가 고문으로 있는 산업정책연구원에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2억원을 기부헸다.
삼성증권과 동양증권은 두 사외이사 최초 선임 시기와 기부금 출연 연도가 일치하거나 1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삼성증권은 오 교수를 2009년에, 유 교수를 2010년에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동양증권은 2010년 조 교수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부터 연강흠 사외이사가 교수로 있는 연세대학교에 9500만원을, 배종석 사외이사가 있는 고려대학교에 2007년부터 1억1800만원을 기부했다. 한투는 삼성·동양증권과 달리 사외이사 선임 전부터 지속해온 해당 학교 기부활동이라고 설명했다.
두 증권사들도 기부금이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훼손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라며 “사외이사 소속기관에 기부금을 몰아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회사가 사외이사 소속기관에 기부금을 내는 것은 사외이사 독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작년 3월 발표한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회사의 최대주주 혹은 주요주주 본인을 포함해 그 특수관계인이거나 최근 5년 내 특수관계인이었던 자는 독립성 저해 등으로 사외이사 후보 결격사유가 된다’고 명시했다. 학계에서는 사외이사를 회사의 특수관계인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사외이사 소속기관 기부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사외이사 독립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다”며 “사외이사를 (광의로 해석해) 회사의 특수관계인으로 볼 수 있어 기부금 출연을 내부거래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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