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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기고> 수사권독립, 공인민간탐정 이제는 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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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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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태 경기일산경찰서 경무계장

지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멀리 날았다는 도도새가 16세기까지 인도양 모리셔스섬에 존재했는데, 외부와 단절된 섬에서 몇 만년을 천적도 없이 살다보니 날개가 퇴화되어 날아다닐 수 없게 되었다.

5백년 전 포르투갈 선원들이 이 섬에 상륙, 주요식량 공급원으로 삼으면서 결국 멸종하여 지금은 박물관에서 박제로나 볼 수 있다.

반면 지금은 지상에서 가장 덩치 큰 코끼리는 몇 만년 전에는 아주작아 맹수들의 먹잇감이 되었는데 생존을 위해 덩치를 키우는 방법을 선택, 현재 육상에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모든 것은 흥하면 쇠하고, 쇠하면 흥하는 것이 변치 않는 진리라 부처님은 우주만물이 제행무상이라 했고 예수님도 다스리는 자는 늘 겸손과 사랑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필자가 생뚱맞게 이 말을 하는 것은 OECD와 2050클럽에 가입된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이 유독「수사권독립과 공인민간탐정 법제화」에서 만큼은 국격과 동떨어진 일방통행식 흑(黑)의 역사를 지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에는 반공이 국시라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었듯, 지금 대한민국 검찰 권력은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성역화된 집단이 된지 오래다.

수사권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숱한 공청회와 입법화가 왜 무산 되었는지, 그들만의 견고한 성을 사수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

심부름센타 등 불법탐정의 규모나 활동에 비하면 지금까지 경찰의 단속은 빙산의 일각이나 다름없다. 뒷조사로 얻은 정보를 일부 변호사와 주고받는 공생관계를 넘어 이제는 때린 학생 다시 때려주는 학교폭력에까지 그 뿌리가 번지고 있다.

불법위치추적, 도청 등을 없애고 법의 테두리에서 전문조사관 제도를 법으로 만들겠다는 것도 7차례나 무산시킨 장본인들이 누구인지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이제 그들은 말해야 한다. 「수사권독립과 공인탐정」이 인권 때문이었는지 밥그릇 때문이었는지 보다 솔직히 국민에게 고백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고용노동부가 13년도 미래 유망 직업으로 사립탐정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민들을 위해 여간 다행이 아니다.

공인탐정 법제화 저지에 이해 당사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로스쿨 도입으로 그들만의 울타리가 걷혀 사법서비스 문턱이 낮아졌어도 수사권독립은 아직도 요원하다.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는 차치하고라도, 자신들이 직접 수사를 하면서도 타 수사기관에 대하여 수사지휘권 까지 행사하는 것은 주체 못할 권한남용이다.

수만키로를 날던 도도새가 천적이 없어 비행능력을 상실, 멸종된 것에 대해 지금 甲의 위치에 있는 검찰은 새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사권 독립이든 공인탐정 법제화든, 누가 의도하지 않아도 이제는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함께 공유하면서, 아직도 진행형인 흑(黑)의 역사를 접는데 다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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