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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줌인터넷 부사장> |
검색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 서비스는 지식인의 시작으로 블로그 서비스가 성공하고 이후 카페, 쇼핑, 지도, 영화, 음악 등을 자체 서비스화 하게 된다. 그리고 원래적 의미의 관문으로써 검색 포털이 아닌 자사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주목하는 콘텐츠 포털이 됨으로써 폐쇄적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게 됐다.
네이버가 일개 서비스에 불과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무려 70% 이상의 검색점유율을 가진 독점적 기업이다 보니 네이버가 주목한 영역에 있어서는 기타 전문 서비스가 자생하기 어렵도록 인터넷 생태계가 변질 되어 버렸다는 것이 그 폐쇄적 논의의 핵심이다.
이렇듯 플랫폼적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에게 있어선 개방과 폐쇄성은 양립할 수 없는 선택이 된다. 그 정책에 따라서 십년대계 더 나아가서는 백년대계의 초석과 미래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는데 그 두 개의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을 역사에서도 얻을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문명을 중국, 한국, 일본의 동양과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서양이라는 두 개의 메이저한 문명으로 나누어보자. 이 두 문명은 점차 하나로 융합되고 있는데 우리가 동양이라 부르는 나라들의 복식, 음식, 주거 뿐만 아니라 미국이라는 서양의 패권 국가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흘러가는 방향을 보면 실로 이 융합의 주도권은 서양이 쥐고 있다는 것도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두 문명이 본격적으로 섞이게 되는 18세기 이전 특히 서양이 종교적인 갈등세계에서 벗어나던 시기인 13세기 이전에 국가라는 틀을 가지고 선진적인 정치기법을 통해 진정한 중앙집권국가를 만들어 낸 것은 다름 아닌 동양이었다. 그 중심에 있는 중국은 불완전한 한대의 단점을 극복해 내고 당대에 이르러서는 중국식 중앙집권체제를 완성해 냈다. 고대의 중국은 중원을 세계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모든 제도는 닫힌 세계를 가정하여 율령으로 법치를 확립하고, 과저제로 율령 체제를 지탱하며, 균전제와 같은 토지제도로 국가재정을 유지했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 서양을 대표하는 로마는 중앙권력의 힘이 강하지 못했다. 로마제국은 성립 당시부터 로마 시민권을 이탈리아 바깥 속주민에게까지 주는 개방적 유화정책을 구사해야 했고 향후 로마연합이라고 부르게 된 동맹관계에서도 그 나라의 자치와 종교를 그대로 인정하는 정책을 구사했던 것은 중앙과 속주와의 느슨한 연결고리를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는 것도 타당하다.
그리고 그 두 문명이 하나로 융화되는 지금 주도권은 서양이 쥐고 있다고 본다.
앞서 이야기한 개방과 폐쇄의 담론이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들과 명확하게 매치되지는 않겠지만 두 문명이 가졌던 문명의 유지 방식과 주변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현대 기업이 취하는 폐쇄적, 개방적 정책의 미래를 어느 정도는 투영시킬 수 있다고 본다.
역사로부터 어떠한 교훈을 얻을 것인가는 역사를 대하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나는 개방적 정책이 초기 혼란스럽고 폐쇄적인 경쟁자가 가지는 질서에 뒤처지는 듯 하지만 역동적 변화가 가져오는 미래의 기회를 함의하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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