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네번째 작업실 지은 中작가 펑정지에 "한국이름은 봉정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10-10 08:4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저지리 예술인마을에 건립..19일부터 제주 현대미술관에서 中작가 첫 전시<br/>얼굴 초상에서 변화..한자 바탕에 전신 여인 담은 신작 40여점 발표

중 현대미술작가 펑정지에./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한국이름은 봉정걸입니다."

핑크와 초록의 여인초상으로 유명한 중국현대미술 대표 작가 펑정지에(45)가 제주도에 그의 네번째 작업실을 짓고, 개인전을 연다.

8일 내한 한국기자들과 만난 그는 보색의 강렬한 그림과 달리 연두색 스카프를 두르고 등장했다. 산뜻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제주도 경치에 반했습니다. "

베이징, 쓰촨,싱가포르에 이어 제주도에 건립한 작업실은 제주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예술인마을 박서보 화백 바로 옆에 들어앉았다.

그는 1000여평에 수영장까지 갖춘 베이징 싱가포르 작업실보다 규모(215㎡·60여평)는 작지만 바람과 공기, 경치가 좋아 앞으로 자주 올 것 이라고 했다.

"솔직히 처음엔 제주도가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몰랐어요."

2011년 박철희 베이징 갤러리문 대표와 탄 제주도행 비행기안에서 지도를 보고 '제주가 여기있구나'고 알았다는 그는 여행차 첫 방문한 제주도에 매료됐다.

마침 제주도가 특별자치도여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예술인마을에 땅을 구입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1년간 제주도를 집 처럼 드나들었고 결국 예술인마을에 부지를 매입했다. 땅 문서에는 '봉정걸'이라는 한국이름을 가진 제주도민이 됐고 펑정지에는 제주 예술인마을 1호 해외작가로도 기록됐다.

"제주도가 작은섬이지만 매번 느낌이 달라요. 다음엔 어떤 것들을 느끼게 될지 궁금해서 계속 찾아오게 되는 것 같아요"

펑정지에는 "스스로도 제주도에 작업실을 왜 지었을까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경치좋고 좋은 친구들이 있어 제주가 좋다"고 말했다. 해장국집에서 만난 배병우 작가와 이길우 중앙대 교수와 친구가 됐다.

그는 "제주 작업실에는 한 달에 사나흘간 머물며 작품을 구상할 예정"이라며 "제주를 배경으로 한 첫 작품은 한라산을 소재로 할 것 같다"고 했다.

펑정지에가 제주도에 작업실 건립을 기념으로 오는 19일부터 제주도립 제주현대미술관 초대로‘중국 현대미술 거장전-펑정지에’개인전을 연다. 중국 현대미술 작가가 국내 공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기는 처음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사천미술대학 출신의 펑정지에는 100만달러 작가 대열에 오른 장샤오강, 쩡판즈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중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작가다.

중국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뚜렷한 입지를 굳히며 2007년 전 세계적으로 미술시장 호황기때 세계적인 스타작가로 발돋움했다. 독일 대만 네덜란드 인도 싱가포르 한국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등 일년내내 전 세계적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인기를 얻은만큼 작품값도 껑충 뛰었다. 2004년 한국 전시때 100호 크기가 2000만~3000만원이었던 작품은 2007년 홍콩 소더비경매에서 150*150cm 크기 그림이 7만9360달러(8000만원), 2009년 뉴욕 필립스 드 퓨리경매에서 8만4100달러, 2011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9만5015달러(1억)에 팔리며 상승세다.

핑크색과 초록색의 자칫 촌스러운 보색에 '찢어진 사시 눈'을 가진 여인그림으로 유명해진 펑정지에의 작품은 2007년 한국 미술시장에서도 애호가층을 형성하며 주문이 쇄도했었다.

그를 일약 스타작가 반열에 올린'사시 눈'그림에 대해 펑정지에는 "당시 급속도로 변화하는 중국 현대사회의 모순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펑정지에 신작. The Painting of Modern Beauty 2013 No.02, 캔버스에 유채,

이번 제주에서 여는 개인전에는 '사시 눈'과는 전혀 다른 신작 40여점을 평면과 입체로 선보인다.

얼굴에만 머물렀던 여인은 전신으로 그려졌고, 바탕에는 한자가 가득 쓰여졌다. 어릴적부터 서화가 서비용을 흠모했을 정도로 서예를 즐겼다는 펑정지에는 당나라의 유명 싯구를 붓글씨로 직접 썼다.

중국 여인 초상에서 중국의 전통미가 도드라지는 작품은 현대적 미감이 어우러져 중국 특유의 독특한 기운을 전한다. '해골과 장미'로 유명한 그의 장미같은 해골꽃 한송이 입체작품은 제주 현무암이 어우러진 5m 크기로 선보인다.

펑정지에 제주전시 평론을 쓴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펑정지에 작품은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보여준다"면서 "당나라의 유명 시가 회화적 텍스트로 등장한 이번 신작은 당시의 내용이 곧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대변하는 한편 이번 작품을 통해 중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류를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북경 갤러리문& 문스튜디오, 아시아예술경영협의회 주관으로 열린다. 커미셔너는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박철희 북경 갤러리 문 대표가 맡았다. 신라면세점이 후원한다. 전시는 12월 17일까지.(064)710-7801
중국 현대미술작가 펑정지에 개인전을 기획한 (왼쪽)김윤섭 소장, 박철희 북경 문갤러리 대표가 펑정지에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