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1000원 팔아 41원 남겨…금융위기보다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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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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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지난해 국내 법인기업의 수익성이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도 반토막이 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영리법인기업 총 46만4425곳의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1%로 전년(4.5%)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기업의 수익성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1000원어치를 팔아 거둔 영업이익이 41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는 현재 통계 기준으로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4.6%)보다도 낮다.

김경학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는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다”면서 “또한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매출원가 비중이 확대되면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목재·종이, 전기전자를 제외한 대다수 제조업과 전기가스를 제외한 대다수 비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영업외비용인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비중은 매출액 대비 95.9%로 전년(95.5%)보다 다소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영업외수지가 전년(-0.8%)과 비슷한 수준인 0.7% 적자를 보이면서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지난해 3.4%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축소됐다.

지난해 기업의 성장성도 큰 폭으로 나빠졌다.

이 기간 국내 법인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5.1%로 전년 12.2%에서 절반 이상 축소됐다.

전기전자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제조업의 증가폭이 축소되거나 감소로 반전됐다. 내수부진으로 도·소매업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도 크게 축소됐다.

총자산증가율 역시 9.6%에서 5.1%로 내려앉았다. 석유·화학 등 대다수 제조업과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 모두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자산증가율도 9.2%에서 6.5%로 증가규모가 줄었다.

다만 기업의 안정성 지표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업의 부채비율은 147.6%로 전년 152.7%보다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도 32.2%에서 31.9%로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석유·화학, 기계·전기전자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 비제조업이 모두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는 석유·화학, 조선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올랐으나 도소매, 운수 등 비제조업에서 떨어졌다.

지난해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 10.6%에서 지난해 5.3%로 낮아졌지만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13.1%에서 5.0%로 더 크게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의 경우 대기업이 5.3%에서 4.7%로 떨어졌으나 중소기업은 3.1%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액세전이익률도 대기업이 0.6%포인트 떨어진 4.0을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은 2.2%에서 2.4%로 높아졌다.

김경학 팀장은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철강 및 석유화학 부문에서 가격이 낮아지고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기전자 업종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대기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 “수치만 보면 대기업이 더 높지만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수익성 격차를 줄이고 더 양호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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